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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가열 속 '톈진 대좌'…"생산적 대화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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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토대 마련 위한 첫발 평가

연합뉴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국 톈진(天津)에서 진행될 미중 고위 외교 당국자 회담에서 구체적 결과물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갈등 관리' 측면에서는 꽤 생산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통한 미중 외교 고위 당국자 회담에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고 이번 (가을) G20 정상회담에서 열릴 수 있는 바이든-시진핑 회담을 위한 기초를 닦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중이 전방위적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 양국이 서로 넘지 않을 한계선을 확인함으로써 극단적인 충돌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워싱턴 소재 중미연구소의 사우라 굽타 연구원은 "(미중) 양측 모두 넘지 않을 선을 제시해 상대방을 안심시키려는 입장"이라며 "이런 지점에서 나는 이번 대화가 매우 생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가드레일'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을 관리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셔먼 부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한 전화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은 극심하고 지속적인 경쟁이 충돌로 치닫기를 원치 않는다는 걸 강조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있어 가드레일과 한도가 있다는 걸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서 열리는 가장 중요한 미중 외교 협의 장소가 수도 베이징(北京)이 아닌 인근 톈진(天津)으로 정해진 것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SCMP는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양제츠(楊潔篪)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의 회동이 미국의 권력 중심인 워싱턴과 떨어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진행됐다면서 중국 역시 이번 대화 장소를 수도 베이징의 바깥으로 정해 응수하는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측은 이번 회담 장소가 베이징이 아닌 톈진으로 결정된 것에 "전형적 회담은 아니다. 아주 새로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부분 외빈을 수도 베이징으로 들이지 않고 다른 도시로 불러오는 추세여서 셔먼 부장관이 수도 베이징에 입성하지 못하는 것 자체를 이례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면도 있다.

올해 들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구이린(桂林), 샤먼(廈門), 구이저우(貴州), 충칭(重慶)에서 러시아, 한국, 유럽연합, 아세안의 최고위 외교 당국자들과 만났다.

중국은 또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방중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상하이(上海)로 불렀다.

중국의 이런 외교 관행의 변화를 두고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가 있는 수도 베이징을 '보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셔먼 부장관은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톈진(天津)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날 예정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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