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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공간 물품 빼려던 서울시…유족 반발에 철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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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반 만에 대치 종료…유족들 현장 농성

연합뉴스

세월호 광화문기억공간으로 모여드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3일 오후 서울시 직원들이 세월호 유가족, 관계자들과 전시물 정리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세월호 광화문기억공간 앞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이유로 오는 26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의 강제철거를 통보했다. 2021.7.23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송은경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의 물품을 정리하려는 서울시 관계자들과 이에 반발하는 유가족들이 23일 오후 현장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날부터 현장을 떠나지 않고 철거가 진행되지 않도록 무기한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사무실을 찾아와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을 어떤 형태로든 보존해달라는 유족들의 요구를 거절하겠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 측은 기억공간 보존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유족 측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측이 최종 입장을 전달하면서 '지금부터 기억공간 물품을 정리하겠다'고 밝혀 급히 광화문광장으로 달려와야만 했다는 게 가족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기억공간에는 이미 박스를 갖고 서울시 직원들이 도착해 있었지만 본격적인 정리 작업이 이뤄지기 전에 유족들이 현장에 도달해 작업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억공간에 들어가려는 시 관계자들과 입구를 막은 유족들 간 대치 상황은 오후 4시께부터 이어져 오다가 오후 5시 30분께 시 관계자들이 철수하면서 종료됐다.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된다는 유족들 연락을 듣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시의원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급히 현장을 찾기도 했다.

서울시 직원들이 유족들에게 접근하려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기자들을 막아 현장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가족협의회 측은 시 관계자들이 떠난 이후에도 언제 다시 철거가 이뤄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기억공간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원고 2학년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철거 작전 집행을 위한 서울시의 내부 회의 문건을 입수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기자나 시민들은 물론이고 유가족까지 절대 펜스 안으로 출입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들어가 있다"며 "특히 기가 막힌 것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반대가) 유가족 모두의 의견이 아니라는 멘트를 별도에 적어두기도 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서울시는 7월 말 이전에 철거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지금부터 철거가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유가족들에게 '사진과 물품들 정리하면 서울기록원에 옮겨두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철거는 예전부터 예정이 돼 있던 것"이라며 "(오늘은) 철거가 아니라 전시물 정리를 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밝혔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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