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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이준석-친 윤석열, 결국 당내 갈등으로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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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3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관계자로부터 가덕신공항 예정지에 대한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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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 의원들의 갈등이 23일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야권 1위 대선 주자인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을 압박하고, 윤 전 총장은 독자행보를 계속하면서 양측에 누적된 긴장된 기류가 이 대표와 ‘친윤(석열)계’ 의원들 간 충돌로 터져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은 각각 ‘경선버스 탑승 압박’, ‘추후 합류’라는 기존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라 갈등은 당분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대선 전 ‘적전분열’을 막고 정권교체 세력을 하나로 모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공격, 반박, 재반박’의 공개설전이 이어졌다. 정진석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정치는 예능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지율 30%의 윤석열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며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버스를 반복해 말하는가”라고 이 대표의 최근 발언들을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을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밖 전우’로 표현하면서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요인 중 단 하나를 꼽으라면 윤석열”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도 곧장 반박했다. 이 대표는 SNS에 “저 이준석, 당외주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야 한다느니 모셔와야 한다느니 꽃가마를 태워야 된다느니 하는 주장에 선명하게 반대하고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너무 선을 넘었다”라며 반발하는 중진들을 겨냥했다.

정 의원과 함께 당내 ‘친윤계’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이 “윤석열의 지지율을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라며 이 대표를 다시 비판하고,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당 대표를 분별없이 흔드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화살을 돌리는 등 공개설전이 계속됐다.

갈등의 저변에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의 서로 다른 시각이 깔려있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려는 이 대표에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붕 아래’에서 공정 경선을 펴야 할 주자다. 반면 윤 전 총장을 지원하는 측에선 윤 전 총장을 정권교체의 ‘주인공’으로 인식하고, 윤 전 총장 속도에 맞춰 연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각자 ‘시간에 쫓기는’ 상황도 양측의 긴장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르면 8월말로 예정된 ‘경선버스’에 윤 전 총장을 태워야 한다. 윤 전 총장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 그래프를 단기간에 반전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 대표의 공개 압박이 달가울 수 없는 입장이다.

양측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윤 전 총장의 조기입당이 현실화될지를 두고는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이 대표와 가까운 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조기 입당만 하면 지지율 반전을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당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을 버스에 안 태우려는 게 아니냐”(국민의힘 한 의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힘을 모으는 과정은 서로 마음을 얻는 과정이기도 한데 최근 당 상황에는 의문이 든다”면서 “그와 무관하게 이미 말한 대로 ‘국민에게 묻는 과정’을 더 거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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