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 돌입한 지난 12일 점심시간 서울 종로 음식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강윤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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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도권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연장’ 발표를 접한 송모씨(57)는 근심이 깊어졌다. 그가 매니저를 맡고 있는 서울 서초구의 오징어회 가게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이미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이달 거리 두기 4단계 격상 이후에는 매출 하락세가 급격히 가팔라졌는데 또 2주 더 고통을 감내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올 뿐이다. 가게가 주로 직장인 대상의 ‘저녁 장사’를 하는 곳이라 영업시간 단축은 어떻게든 버텨보겠는데, ‘3인 이상 모임 제한’이 특히 뼈아프다. 송씨는 “직원 1명을 줄여야 할 상황이지만 일단 급여를 조금 줄이는 식으로 서로 양보하며 버티고 있다”며 “국민 전체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데,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23일 수도권의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2주 더 연장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주름살도 그만큼 깊게 패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이경자씨(62)는 “거리 두기 때문에 테이블 사이에 간격도 둬야 하고, 오후 10시가 아니라 오후 6시부터 사람이 없다. 손님이 7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서초구에서 콩나물국밥 가게를 운영하는 김용근씨(56)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는 좀 풀리는 것 같았는데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고 확 퍼지면서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원래 주 고객층이 노인 분들이었는데 코로나19가 다시 심해지면서 다들 안 나오신다. 여러 계약이 묶여 있어서 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앞둔 이들도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다. 정부가 다음 주부터 친족 여부와 상관없이 최대 49명까지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황모씨(26)는 “가을이면 괜찮아지겠다 생각하고 날을 잡았는데 오히려 날짜를 잡을 때보다 더 심해져서 당황스럽다”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준비하는 게 힘들다. 일단 거리 두기가 그대로라면 가족식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방역 강화의 ‘직격탄’을 맞게 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체념과 자조가 뒤섞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김용근씨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걸 어떻게 하겠느냐. 쉬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자씨도 “많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로 국민이 아프면 안 되지 않느냐. 힘들어도 협동해서 위기를 벗어났으면 한다. (대유행을) 조금만 벗어나면 다 같이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수빈·조해람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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