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최고 단계 거리두기 유지에 불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된 첫날인 지난 12일, 인적이 끊겨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한 상점 관계자가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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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죽으라는 이야기 아니냐.” “해도 해도 너무한다.”
23일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 2주 추가 연장 계획을 발표하자, 회원 78만명 규모인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런 불만 글이 빗발쳤다.
수도권에서 술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 이후 이미 2억 가까이 적자가 난 상황”이라며 “더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손을 놔버렸다”고 한탄했다.
수도권만 최고 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데 대한 불만도 큰 모습이었다. 비수도권 중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곳이 많아 풍선효과 때문에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김포공항 주차장 사진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여행 가는 사람도 많고 해외유입도 많은데 왜 우리만 대역죄인이 되는지 모르겠다” 등 글을 게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두고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이튿날인 지난 13일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간 서울 강남역 인근 식당이 점심시간임에도 텅 비어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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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연합 단체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전국자영업자 비대위)의 경기석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짧고 굵게 빠른 시일 내로 끝내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라며 “이런 방역 시스템으로는 2주 후에도 절대 끝날 수 없고 최소한 추석까지는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 대표는 “확진자가 다중이용업소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다”며 “자영업자들만 왜 희생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전국자영업자 비대위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김두관 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거리두기 4단계 연장에 따른 고충을 전달했다.
23일 오전 서울 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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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를 다음달 8일 자정까지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4차 대유행이 계속되는 상황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30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1009명으로, 이틀 만에 다시 1000명을 넘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한다고 해서 확진자 수가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개편하면서 최고단계인 4단계도 강력하지 않고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는 굵고 짧게 한다는데 실상은 얇고 길게 하는 것 같다”며 “이런 반쪽짜리 거리 두기로는 2주 연장한다고 해도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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