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22일 서울시 구로구 서울시간호사회를 방문해 간호사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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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세론’의 균열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적당히’ 하락하면 조속히 국민의힘 지붕 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카드가 되지만, ‘관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엔 야권 전체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 추세를 지켜보면서 전체 대선 구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미리 당내 주자들을 띄울 수 있는 토론회 등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추세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오를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공개적으로 ‘대세론 붕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경고등이 이미 켜졌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문제는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세가 국민의힘에 미칠 영향이다. 물론 그의 지지율 하락은 지난달 29일 정치참여 선언 이후 ‘독자행보’를 이어가는 윤 전 총장을 당으로 빨리 끌어들일 수 있는 압박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윤 전 총장이 입당해 제 시간에 ‘경선버스’에 올라타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뜻이다. 이 대표가 이날 “당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보수 지지층에 양해받는 취지는 중도확장성 측면에서 성과가 있길 기대하는 것”, “(윤 전 총장 측에)여의도 정치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나,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을 수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 등 윤 전 총장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인 것도 이 같은 압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좀더 강한 위기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당내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총집결’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기 전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급속히 무너질 경우, 야권 전체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도 다 죽고 게임 끝”이라면서 “윤 전 총장이 9월 전에 무너지면 게임 자체를 지고 승리투수는 여당 몫이 된다. ‘장외주자의 시간’인 8월을 윤 전 총장이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르면 8월말에 본격 시작하는 경선을 앞두고 미리 당내 주자들을 띄울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체 당내 주자들이 참여하는 발표회나 1대1로 상대를 지목해 토론하는 행사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3일 열리는 회의에선 네거티브대응팀을 구성해 주자들을 ‘보호’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당 경선준비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구체적 활동과 활동개시 시점은 정해야 하지만, 일단은 검증과 네거티브 대응을 위한 자료 검토부터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우리 당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윤 전 총장 자료도 함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주자들도 ‘윤석열 대세론’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당내 주자와 가까운 한 국민의힘 의원은 “힘의 공백은 어떻게든 채워지게 돼있다. 양당구도로 치러지는 한국 대선에선 더 그렇다. 윤석열 하락세가 이어질 대안부재론을 어떤 주자가 받아서 이어가느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 하락세에 대한 질문에 “지지율이라는 것이 조사하는 방법이라든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들이 가리키는 길대로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며 “결국은 국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나”고 말했다.
유정인·박순봉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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