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도 안 되는데 요구만"…'선제검사' 명령에 커지는 반발
"차별" 학원 종사자 소송…"떠넘기기" 백화점 노조 1인 시위
20일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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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카페와 음식점 등 지역 내 점포를 돌며 선제검사를 독려하고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자치구 공무원들의 고충이 크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나갔더니 업주가 화를 내며 의자를 집어던진 일도 있었다"며 "장사도 안 되고 짜증나는데 정부에서 요구하는 게 왜 이렇게 많냐고 토로하더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업주와 종사자가 한 번씩 검사를 받는다고 해서 확진자가 다녀가도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최소한의 도리라고 독려는 하고 있는데 자영업자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간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고리를 끊기 위해 자영업자와 학원 종사자, 백화점 종사자 등에 대해 시행 중인 선제검사 행정명령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PC방·노래연습장 영업주·종사자 모두 28일까지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으라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음식점, 카페 등 영업주·종사자도 다음날 21일까지 선제검사를 받아야 하고, 해당 기간 내 검사를 받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현재 구로구의 경우 지역 내 PC·노래방 332개소 중 100개소 영업주·종사자에 대한 선제검사를 마쳤다. 서초구도 지역 내 노래방 236개소 중 144개소에서 선제검사가 이행됐다.
문제는 음식점·카페 영업주·종사자에 대한 선제검사다. 자치구마다 관내 음식점·카페가 수 천개에 달하는 데다 최근 선별검사소 검사 건수도 폭증하며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구로구의 음식점·카페가 5000여개, 서초구의 경우 8700개에 달한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선제검사까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선별검사소 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데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검사받기 위해 대기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한 식당 직원은 "음식점 고객만 문제고, 마사지숍 고객은 문제가 안 되는 거냐"며 "왜 우리만 검사받냐"고 토로했다.
하인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대한 입장발표 및 면담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7.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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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뿐만 아니라 학원 종사자나 백화점 직원들의 불만도 크다. 이들은 1인 시위나 행정소송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 백화점발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지난 17일부터 8월21일까지 36일간 서울 소재 백화점 32곳의 운영자와 종사자 약 12만8000명에 대해서도 선제검사를 받으라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 백화점 노조는 전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화점의 휴업이 보장되지 않는 서울시의 코로나19 선제검사 행정명령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방역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학원·교습소 단체 '함께하는사교육연합'(함사연)은 선제검사 행정명령에 불복해 서울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다른 중점 관리 시설이나 일반 관리 시설인 결혼식장, 장례식장, 공연장 등과 비교할 때 학원이나 교습소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학원 종사자에게 검사를 의무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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