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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 국내 백신 접종

모더나 수급 비상…삼성 현대차 대기업 화이자로 긴급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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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왕좌왕 방역정책 ◆

모더나가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기업들이 자체 접종에 나서려고 했던 백신을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긴급 변경하고 50대가 맞을 백신에도 화이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모더나 백신 생산(또는 유통)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주 사내 공지를 통해 "자체 접종할 코로나19 백신이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변경된다"며 "19일 시작할 예정이던 임직원 예약도 일정을 연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기아도 이날 백신을 화이자로 긴급 변경한다는 내용을 임직원들에게 긴급 전파했다.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백신을 자체 접종하는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조치가 예상된다. 50대에게 접종해야 할 모더나 백신 물량이 부족하자 기업들에 일방 변경 통보를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반도체·자동차·정보기술(IT) 등 핵심 산업 종사자들에게 연령에 상관없이 모더나 백신을 이달 27일부터 우선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산업에서 코로나가 확산돼 사업장 가동을 멈추면 국가 경제에 끼칠 손실이 막대하다는 우려에서다.

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6일부터 시작하는 50대 연령층 예방접종에 기존 모더나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모더나에서 통보한 7월 배정 물량이 월말에 집중돼 있어 50대 접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 "3분기 내 모더나 백신은 50대 연령층이 1·2차 접종을 모두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규모"라고 공언해왔기에 비판은 커지고 있다. 19일 0시 기준 국내로 도입된 모더나 백신 물량은 86만2000회분이다.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물량이 4000만회분인 점을 감안하면 2%에 불과하다. 여전히 추진단 측은 7월과 8월에 도입되는 모더나 백신 총량은 당초 계획 대비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물량 수급 계획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해외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코로나19 집단감염 규모가 247명에 달하며 군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중 가장 많은 확진자를 기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으로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179명이 추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종혁 기자 / 박윤균 기자]

"지난주 받기로 한 모더나, 품질 등 문제로 2주 연기"

백신 부족에 '돌려막기'

정은경 청장 공급차질 인정
50대 일부는 화이자 맞을 듯
접종일정 연쇄차질 우려 확산

대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체 접종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이 모더나에서 화이자 백신으로 변경된 것은 국내 모더나 백신 도입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50대 연령층 접종에 모더나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을 긴급 추가하기로 한 것도 당장 접종할 모더나 백신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정부는 줄곧 3분기에 도입할 모더나 백신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부도 모더나 백신 수급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일부 시인하고 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19일 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은 매주 물량을 분산해 받고 있는데 7월 셋째 주(7월 12~18일)에 받기로 한 물량이 품질 검사나 배송 문제로 7월 마지막 주(7월 26~31일)로 연기됐다"며 50대 접종에 화이자 백신을 추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단장은 "백신 공급에 조금 차질이 생기면 바로 백신 접종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백신은 생산과 품질 검사, 공급, 유통이 계속 반복돼서 진행되기 때문에 수급과 접종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혼선을 빚고 있는 정부 방침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주 백신접종 예약을 마친 50대 남성 A씨는 "그동안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백신 종류가 바뀔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돼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이미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B씨는 "모더나 백신 도입이 원활하지 않다면 향후 교차접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3분기부터 생산하기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8월보다는 오는 9월에 생산이 개시될 가능성이 높고, 이를 국내로 곧장 들여오려면 별도 협약을 맺어야 하는 만큼 3분기에도 국내 위탁생산을 통한 모더나 백신 수급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제공받기로 했던 모더나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전체 일정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급한 대로 모더나 대신 화이자를 지급한다고 했지만 대다수 기업의 접종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미 접종 일정을 상세하게 조율한 기업 현장에서도 혼란이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회사 측에 백신 접종 계획을 물어봐도 정부가 입장을 정할 때까지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긴급한 해외 출장이나 휴가 등 계획을 제대로 짤 수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만 50~54세 약 39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 예약이 개시됐다. 원활한 예약을 위해 이날 오후 8시부터 만 53∼54세만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고 시스템 안정화 작업도 거쳤지만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이 긴급 서버 증설 작업에 나서 2시간 이상 지나 예약이 개시됐다.

코로나19 신규 일일 확진자 발생 추세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를 1252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일요일 기준으로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이다.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례도 국내 확진자 통계에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았기에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도 거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들은 719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 가운데 델타형이 확인된 사례는 6월 3주차에는 17명에 불과했지만 한 달 사이에 719명까지 약 42배 급증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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