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옛 캠프에 둥지
국회의사당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이은정 기자 = 야권 잠룡들이 앞다퉈 여의도 '선거 명당'에 둥지를 틀고 있다.
국회 의사당과 가까운 여의도는 언론·정치인이 몰려 있어 '정치적 접근성'이 최대 장점이다. 여기에 같은 건물에서 캠프를 차려 큰 선거에서 승리했던 정치 거물들의 승운까지 기대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권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최근 여의도 대하빌딩에 사무실을 계약했다. 캠프 사무실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이번 주말께 문을 열 예정이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최 전 원장이 점찍은 대하빌딩은 그동안 대통령 3명을 배출한 곳으로 정치권에서 '선거 명당' 중 한 곳으로 불린다. 과거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캠프로 이 건물을 활용했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바로 옆 용산빌딩에 캠프 사무실 개소를 준비 중이다.
이 건물은 2007년 대선 경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경선 캠프 사무실을 차린 적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캠프 사무실은 여의도 태흥빌딩에 자리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이 대표로 있었던 바른정당이 이 건물을 당사로 사용한 인연이 있다.
김태호 의원은 맨하탄21 빌딩에 자리를 잡았고, 홍준표 의원도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발언하는 원희룡 지사 |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의도 바깥, (국회의사당 건너편) 서여의도를 넘어 동여의도에만 캠프를 차려도 망한다는 속설까지 있다"며 "보수 정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은 모두 서여의도에 캠프를 차렸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말했다.
이런 속설이 작용한 데다 최근 여야의 대권주자가 줄줄이 캠프를 차리면서 여의도의 빈 사무실도 '품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요새 국회가 자주 셧다운 되고 있어 사무실이 필요한데, 여의도에 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와 별개로 여의도에 캠프를 차린다는 기존의 공식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주자도 있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화문 인근의 이마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열었다.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읽힌다.
[그래픽] 주요 대선주자 캠프 사무실 |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여의도 경계 밖인 영등포동 '우성빌딩'에 캠프를 마련했다. 대표 재직 시절 미래통합당사가 있던 건물이다. 현재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도 이 건물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별도로 캠프 사무실을 임대하지 않는 전략도 있다.
초선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우리 캠프는 모바일 캠프"라며 별도 캠프 사무실을 꾸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휴대전화가 사실상 캠프다. 전문가와 대화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휴대전화로 다 가능하다. 사무실을 열어 상주하며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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