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조회수 1억 뷰를 넘긴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뮤비. 인천 영종도 을왕산에서 촬영한 장면이다. 사진 빅히트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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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 날리는 허허벌판에서 카우보이 차림의 방탄소년단(BTS)이 춤을 춘다. 발표 이틀 만에 유튜브 1억 뷰를 돌파한 BTS 신곡 ‘퍼미션 투 댄스’ 뮤비 이야기다. 미국 서부 사막을 연상케 하는 이국적 풍경이 눈길을 끈다. 촬영지도 궁금해진다. 발자국만 찍어도 관광 명소로 뜨게 하는 BTS 아니던가. 이른바 ‘방탄 투어’를 즐기는 아미가 적지 않다.
당연히 미국 서부 어딘가의 사막이겠거니 했다. 촬영지는 의외로 한국에 있었다. 인천 영종도 서쪽(용유도)의 을왕산 일대다. 을왕리해수욕장이 멀지 않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원칙적으로 촬영지를 공개하지 않는다. 땅의 정체를 밝힌 건, 이번에도 아미다. 스태프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현장 사진과 목격담 등을 토대로 순식간에 촬영지를 찾아내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있다.
을왕리는 알겠는데, 을왕산은 또 어디인가. 을왕산은 땅의 역사가 퍽 굴곡지다. 원래는 높고 낮은 8개 봉우리로 이어진 해발 118m의 산이었다. 숲이 울창했고, 영산(靈山)으로 여겨 주민들이 해마다 도당제(산신제)를 지냈다. 허나 2000년대 중반 인천국제공항 건설 때 절반 이상 사라졌다. 공항 주변의 고도를 낮추기 위한 거대한 절토 작업이었다.
있지 ‘낫 샤이’ 뮤비도 을왕산에서 촬영했다. BTS의 ‘퍼미션 투 댄스’와 분위기가 사뭇 닮았다.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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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을왕산은 석산으로 둘러싸인 황무지로 남아 있다. 공항공사 소유지로 인천경제청이 이곳에 복합영상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삽을 뜨지 못했다. 80만7733㎡(약 24만4000평)에 이르는 거대한 분지가 10년 넘게 방치돼 있다. “촬영지로는 최적의 장소다. 분지인데다,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고층 건물 하나 없고 오가는 사람도 없다”고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BTS는 6월 초 을왕산 일대에서 뮤비를 찍었다. ‘퍼미션 투 댄스’가 처음은 아니다. 걸그룹 ITZY(있지)의 ‘낫 샤이’의 무대도 을왕산이다.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도 을왕산을 무대로 제작에 들어갔다. 유아인을 주연으로 하는 1980년대 배경의 카체이스 액션물이다. 당분간은 일반인 출입이 어렵다.
‘퍼미션 투 댄스’ 화보의 무대는 강원도 삼척 맹방해변이다. 삼척시는 이곳에 BTS 촬영지를 알리는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색색의 파라솔과 선베드, 비치발리볼 네트 등의 소품도 재현한다. 사진 빅히트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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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미션 투 댄스’를 통해 방탄 투어 성지로 뜰만 한 장소는 또 있다. 음원 발표 전 컨셉트 이미지로 먼저 공개했던 화보 속 해변이다. ‘명사십리(明沙十里)’로 이름난 강원도 삼척의 맹방 해변이 그 배경이다. 맹방 해변은 흔히 상맹방과 하맹방으로 나누어 부르는데, BTS가 화보를 찍은 장소는 하맹방에서도 일명 ‘축구공 타워’ 앞 해변이다. 지붕에 거대한 축구공 조형물이 올려 있는 33m 높이의 타워여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침 맹방해수욕장이 지난 15일 개장했다.
삼척시도 맹방 해변을 ‘BTS 성지’로 띄울 작정이다. 화보에 등장한 화려한 색감의 파라솔과 선베드, 비치발리볼 네트를 촬영지 앞에 세우고, 포토존을 조성할 계획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뮤비 모습대로 소품을 재현하고, 촬영지를 알리는 조형물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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