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연장전에서 허다빈 제쳐
챔피언 망토를 걸치고 티아라를 쓴 전예성. |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전예성(20)이 연장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전예성은 1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총상금 8억원) 최종일에 허다빈(23)을 연장전에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예성은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였고, 허다빈은 6언더파 66타를 쳐 19언더파 269타로 연장전을 벌였다.
작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해 이번이 29번째 출전인 전예성은 시드 유지가 걱정스러운 상금랭킹 79위였지만, 우승 상금 1억4천4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19위(1억7천339만원)로 껑충 뛰었다.
2001년에 태어난 선수로는 유해란(20)에 이어 두 번째로 K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전예성은 2023년까지 KLPGA투어 시드도 확보하고 KLPGA투어에서 새로운 신예 스타로 발돋움했다.
5남매 가운데 둘째인 전예성은 "응원해준 동생들에게 고맙다"고 울먹였다.
전예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습장 나들이에 지장이 생기자 집에 시뮬레이터를 갖춘 연습 시설을 들여놓고 훈련했다.
전예성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었다.
드림투어를 거쳐 지난해 KLPGA투어에 뛰어든 전예성은 전혀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두 번 톱10에 입상했지만, 17차례 대회에서 8차례나 컷 탈락하면서 상금랭킹 61위에 그쳤다.
60위와 50만원 차이로 시드를 잃어 시드전을 다시 치른 끝에 KLPGA투어에 재입성했지만, 올해도 그다지 좋은 성적은 내지 못했다.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9위로 반짝했지만, 이후 5회 연속 컷 탈락을 포함해 12개 대회에서 고작 4번만 컷을 통과했다. 이 대회에 앞서 쌓은 상금은 고작 2천939만원에 불과했다.
지난 11일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도 컷을 통과하지 못했던 전예성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전혀 다른 선수로 변신했다.
첫날 5언더파 67타로 공동 5위에 오른 전예성은 2라운드 1언더파 71타로 주춤했지만, 3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쳐 공동선두에 나섰다.
한때 공동선두가 8명에 이르는 등 피 말리는 최종 라운드에서 난생 처음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전예성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10번 홀까지 1타밖에 줄이지 못해 선두에 2타차로 뒤처졌지만 11번 홀부터 17번 홀까지 7개 홀에서 4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공동선두에 복귀했다. 17번 홀(파3) 6m 버디 퍼트가 승부수였다.
18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빠져 그린을 놓치는 위기를 맞았지만, 절묘한 어프로치샷으로 파를 지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어갔다.
왼쪽에는 숲과 러프가 버티고 있고, 오른쪽엔 벙커에 자리 잡아 티샷이 까다로운 18번 홀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전예성은 망설임없이 드라이버를 휘둘러 페어웨이 한 가운데에 볼을 안착시키는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 왼쪽 끝 나무 밑으로 들어가 세 번 만에야 그린에 올라온 허다빈의 파퍼트가 빗나간 뒤 전예성은 침착하게 1m 파퍼트를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8번 홀(파4)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전예성은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파를 지켰고, 티샷 실수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파퍼트를 넣지 못한 허다빈을 따돌렸다.
연장전을 마치고 허다빈과 포옹하는 전예성. |
허다빈은 102번째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해 시즌 최고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5타를 줄인 김소이(27)와 4언더파 68타를 친 이다연(24)이 2타 뒤진 공동 3위(17언더파 271타)에 올랐다.
시즌 7승에 도전한 '대세' 박민지(23)는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46위(5언더파 283타)에 그쳤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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