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른 내년도 최저임금…고용 위축 가능성↑
자영업자 경영난에 종업원까지 '덜덜'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 /사진=윤홍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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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을 둔 자영업자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여파로 인력을 고용할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를 덮친 경영난은 종업원의 임금을 갉아먹고 고용안정마저 흔들었다.
■"종업원 없어요" 일상화된 가족 장사
18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2.9%로 1999년 7월(22.9%) 이후 21년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430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동월보다 11만 2000명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영세화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자영업자의 상황은 현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방문객과 영업시간이 모두 줄어들면서 종업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는 업장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적용된 '거리두기 4단계'는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넣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10여년 째 조개구이집을 하고 있는 한모씨(68)는 종업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아내와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서 주말 저녁이면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으나, 이제는 권리금도 없이 가게를 내놓은 신세다.
한씨는 "그나마 남아있는 단골손님 덕에 폐업은 면하고 있으나 매일이 적자"라며 "장사를 접고 싶어도 팔리지가 않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이어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졸지에 '가족 경영'을 하게 된 건 70대 곱창집 업주 안모씨도 마찬가지다. 안씨는 "어차피 손님도 없지만 직원 둘 여력이 안돼서 딸 아이가 저녁 장사를 한다"며 "거리두기 4단계는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 없다. 자영업자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한 횟집 내부 /사진=윤홍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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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경영난에 '파리 목숨'된 종업원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한 건 2018년 12월이다. 같은 해 1월만 해도 자영업자의 30.1% 정도가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 12월에는 29.4%, 2019년 12월 26.2%, 지난해 12월 23.9%에 이어 올해 6월 22.9%로 떨어졌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2018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역대 최대치(16.4%)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10.9% 올라, 최저임금은 2년 연속 10% 이상 인상했다.
5.1% 인상된 내년도 최저임금(9160원)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고용 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탓에 '파리 목숨'이 된 직원들은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횟집 종업원 60대 장모씨는 "3개월이 넘도록 월급을 제대로 못 받았다"며 "사장님 상황도 어렵고 짤릴 수도 있다보니 불평 한마디 못한다. 5인 가족 중 수입 있는 사람이 나 혼자인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밤에 잠도 못잔다"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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