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교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장을 공개 반박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에게 신중히 발언할 것을 요청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는데, 싱 대사가 이를 지적하면서 '중국이 대선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17일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양국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수평적 대중관계'를 주문하며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싱 대사는 기고에서 중국의 레이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배치한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과 양국 간 전략적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반박을 두고 대선 개입이자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으며,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를 향해 "중국 공식 입장인지 확인하고 항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교부는 외국의 대사가 한국 정부 당국자도 아닌 정치인의 발언에 이처럼 대응해 논란을 일으키는 게 양국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주한중국대사관 측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싱 대사의 기고가 중국 정부의 승인에 따른 것인지, 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설명해야겠다는 싱 대사 개인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