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가 곳곳에 걸린 '수도권 방문객 출입금지' 플래카드
"안심할 때 되면 수도권 손님들에 성대한 파티 열겠다"
천안 두정동 먹자골목에는 수도권 방문객의 방문 자제를 부탁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21.7.16./© 뉴스1 news1 이시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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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우려했던 원정 유흥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현실화되면서 천안 지역 상인들이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천안 번화가 중 하나인 두정동 먹자골목에는 '수도권 방문객 출입금지'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다.
'제발 정부방역 지켜주세요 다음에 찾아주세요'라는 간곡한 부탁의 말도 덧붙였다.
플래카드를 내건 건 방역당국이 아닌 지역 상인회다.
업소 입구에는 '수도권 원정 출입금지'라는 글씨가 빨갛게 인쇄된 종이가 붙어 있다.
손님을 마다하는 상인의 마음이 편할리 없다. 하지만 자칫 지금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아예 영업을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
바(bar)를 운영하는 A씨는 "장사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손님을 출입금지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아쉽고 안타깝지만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인들이 수도권 방문자를 막고 나선데는 이유가 있다. 천안은 수도권과 인접해 예전부터 원정 유흥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원정 유흥으로 지역 내 확진자가 발생한 경험이 있는데다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수도권발 지역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 원정 유흥을 다녀간 수도권 확진자로 인해 지난 13일 발생한 유흥업소 집단감염으로 30여 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경계심이 더욱 높아졌다.
원정유흥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 내 한 업소에 수도권 원정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 문구가 게시됐다./2021.7.15 © 뉴스1 News1 이시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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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차를 운영하는 B씨는 "주민등록증을 확인해 수도권 방문자일 경우 출입을 정중히 거절하고 있지만 실제 확인된 경우는 많지 않다"라면서도 "지금으로서는 조심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석미 두정동 상점가상인회장은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상인의 마음은 오죽하겠느냐"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천안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수를 보면 영업을 금지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업주들도 알고 있다"라며 "최대한 정부와 시의 방역 지침을 잘 이행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수도권 이용자의 방문을 금지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어 "수도권 시민들께서도 상인들의 절박함을 이해해 주셔서 방문을 자제해 주시되 안심할 수 있는 때가 되면 수도권 손님들을 모시고 성대한 파티를 열겠다"라고 덧붙였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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