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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인텔 34조 파운드리 승부수…삼성 턱밑까지 치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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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반도체 패권전쟁 ◆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 인텔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4위 업체 '글로벌파운드리'를 300억달러(약 34조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이어 단숨에 세계 3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TSMC와 삼성전자 중심의 양강 체제가 흔들리는 등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소유한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인베스트를 상대로 총 300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점유율 6.6%로 대만 UMC와 함께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점유율 순위는 UMC에 근소하게 뒤진 4위다. 미국 뉴욕·버몬트, 독일 드레스덴 등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AMD, 퀄컴 등 전 세계 250개 고객사를 상대로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 측은 WSJ 보도와 관련해 협상을 아직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수 협상액이 구체적으로 거론됐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교섭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무바달라인베스트가 당초 계획대로 올해 말이나 내년을 목표로 글로벌파운드리를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글로벌파운드리의 기업 가치는 최소 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인텔은 앞서 지난 3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2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까지 추진하며 거액을 제시함으로써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최단기간에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삼성전자는 강력한 후발주자의 도전에 직면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인텔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면 삼성전자로서는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용어 설명>

▷ 파운드리 :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에서 제조를 위탁받아 생산만을 전담하는 사업.

[노현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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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34조원 투자 승부수…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요동'

인텔, 양강 체제에 도전장
유럽 공장 추진·핵심인재 흡수

TSMC, 美공장 6곳 건설 계획
일본에도 첫 신규설비 추진

삼성 총수부재 '샌드위치 신세'
美 증설투자 계획 결론 못내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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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지난 3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 진출을 전격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다시 한번 시장을 뒤흔들었다. 300억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해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협상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인텔이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300억달러에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20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신규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파운드리 분야에만 500억달러(57조원)를 베팅한 셈이다. 중앙처리장치(CPU)에 주력하던 인텔이 '파운드리 굴기'를 선언하며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파운드리 시장을 무대로 반도체 업계 '빅3'의 패권 다툼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이 조기에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텔의 승부수라고 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경쟁사보다 빠르게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객사를 유치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인데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이 2024년 이후에나 가동이 가능한 만큼, 인텔 입장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조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경우 글로벌파운드리의 생산설비·고객 기반과 인텔의 자금력이 빚어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품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 인텔은 글로벌파운드리의 강점인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전통 공정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7㎚ 이하 최첨단 공정 기술개발에 주력할 수 있게 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당시에만 해도 인텔이 단기간에 파운드리 업계에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성공하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인텔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유럽을 방문해 20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위해 80억유로(약 10조75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도 요청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인텔 경영진을 인용해 "인텔의 유럽 투자 규모가 최대 1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이 밖에도 삼성전자 북미 법인의 하오 홍 파운드리 부문 담당을 영입하는 등 파운드리 인재 영입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오 홍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 직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삼성전자로서는 후발주자의 거센 도전에 먼저 직면하게 됐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앞서 7㎚ 자체 개발을 포기하는 등 기술력에 있어 삼성전자의 상대가 되지 않지만, 인텔의 지원을 받을 경우 7㎚ 이하 미세화 공정 상용화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7% 점유율로 55%를 점유하고 있는 TSMC에 크게 뒤처진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5㎚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는 TSMC와 6대4 정도로 호각세를 유지하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투자해 미국 공장 6곳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확충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TSMC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공장 건설 계획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TSMC는 이미 3㎚ 공정 양산 준비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 인텔과 함께 3㎚ 제품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내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 유력시된다.

반면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인 삼성전자는 올해 초 3년 내에 유의미한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제대로 된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발표한 170억달러(약 19조원) 규모 미국 증설 투자 계획도 아직 확정을 못하고 있다. 기존 공장이 위치한 텍사스주 오스틴이 증설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텍사스주 중부 윌리엄슨 카운티와 미국 뉴욕주, 애리조나주 등이 대체 용지로 검토되고 있는 등 지역 선정에 시일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첨단 공정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TSMC 또한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격차를 지켜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M&A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노현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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