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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음주운전' '욕설 논란'…민주당 후보들 '독한 발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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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들 사이에 이른바 '사이다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서로 물고 물리는 날선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빵점 대표', '옵티머스 의혹'에 이어 '음주운전 전과'에 '욕설 논란'까지 옮겨 붙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밥'을 자처했다가 '식은 고구마' 같다는 이야기까지 들어야했죠? 이재명 경기지사의 고구마 행보를 시원하게 뚫어준 건, 이낙연 전 대표의 '사이다' 발언이었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5일) : 제가 제기했던 영남 역차별 발언에 대해서 아직도 명확한 정리를 안 해주고 계십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6일) : 이재명 후보님은 기본소득이 정책인데 공약은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이번에 후보 등록 서류에 보면 공약으로 기본소득을 넣어계십니다.]

이 지사도 "사이다는 이낙연이다" 인정을 했죠. 톡 쏘는 사이다 효과, 생각보다 쏠쏠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한마디로 '수직상승'했는데요. 이를 지켜본 다른 주자들. 여기저기서 사이다를 흔들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반명연대? 반낙연대? 이젠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서로 물고 물리며, 시원하게 사이다를 터뜨렸습니다.

'꿩 잡는 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사냥감을 바꾼 듯하죠. '빵점 당대표' 이낙연 전 대표를 오늘(16일)도 몰아세웠습니다. "개혁은 우아한 말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추 전 장관의 눈엔, 이 대표의 행동이 백조처럼 보였나 봅니다. 백조의 특징! 물 위에선 우아한 자태를 뽐내지만, 물밑에선 치열하게 발놀림을 하죠. '빵점 당대표'란 공격에, 이 대표 측 대응이 딱 그랬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대통령께서는 당정 관계가 환상적이다, 하고 극찬을 해주셨어요. 설마 빵점짜리 대표가 당정 관계를 환상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사실과는 다른 개인의 의견이니까요. 우정의 충고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당대표를 하시면서 아무것도 안 했다. 빵점이다' 그건 추미애 전 장관이 자기 얼굴보고 자기에 침 뱉는 결과밖에 안 됩니다. 우리 같이 행동을 했고 같이 당정에 같이 있으면서 같이 논의하고 결정하고 했던 것인데 당대표로서 왜 빵점입니까?]

'우정의 충고'와 '자기에 침 뱉기'. 어감의 차이가 큽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측근 의원들이 후보들을 향해서 그런 인신공격성을, '침을 뱉는다' 이런 걸 하는 건 답변해야 될 책임질 후보는 사라지시고 다른 분들이 대리 발언을 하는 건 정말 경선판을 세몰이 하는 것에 불과한 거죠.]

스스로 백조를 자처한 분도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백조처럼 깨끗하다는 겁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정책적으로, 도덕적으로 가장 검증이 됐고. 경제 전문성을 갖춘 정세균이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거라 이렇게 저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백조가 튀려면, 흑조가 좀 필요하겠죠? 갑자기 음주운전 범죄경력자는 공직 기회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을 꺼내들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 경선 후보자 가운데 음주운전 전과자가 있습니다. 특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 질문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겠죠?

[정세균/전 국무총리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음주운전이라든지, 범죄 경력이라든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지. 특정 후보나, 누구하고 연계시켜서 한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상식적인 이야기라면서, 음주운전에 범죄경력까지 슬쩍 범위를 넓혔는데요. 정 전 총리의 타깃은 좀 더 좁혀진 듯합니다. 이재명 지사.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전과가 논란이 됐었죠. 본인이 직접 해명까지 했었는데요. 이 문제를 다시 슬쩍 건드린 걸로 보입니다. 이 전과 논란,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문제를 방어하는 '반격의 카드'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5일) : 나중에 민주당은 후보 본인이 전과가 있는 경우 얼마나 엄격하게 대응할지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김두관 의원은 모두까기를 시전했습니다. 여배우 논란, 옵티머스 의혹. 둘 다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는 당연히 우리 당 후보 누구라도 의혹이 있다면 해명해야 되고요. 이재명 후보 주변에 의혹이 있으면 해명돼야 한다면 당연히 이낙연 후보에 대한 의혹도 제기될 수 저는 있다고 봅니다.]

여기저기서 날선 사이다 발언을 터뜨리는 가운데,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후보도 있긴 합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차별화 전략이고요. 그래서 뭐 저 빼고 다른 후보들은 정말로 세금 물 쓰듯 전략과 공약밖에 없는데 박용진은 국부펀드 전략과 동시 감세 전략으로 나라도 부자로 국민도 부자로 하려고 그러는구나. 세금을 쓰는 게 아니라 국민 스스로의 노력과 노동을 존중하는구나 이런 것을 보여드리려고 하고요.]

이번 '사이다 전쟁'의 원조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사이의 불꽃튀는 신경전도 계속됐습니다. 혜경궁 김씨 사건과 옵티머스 의혹을 주고 받았죠. 이 전 대표가 다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도 '백조의 발'이 먼저 출격했습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그 형수와 형에 대한 발언 뭐 표현을 할 수가 없죠. 이게 특히 여성들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것 같아요. 사과를 했는데 실제로 녹음을 들어본 사람들의 얘기는 '이거는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 전 대표도 "대통령 후보는 전인격으로 판단한다"며 우아하게 돌려서 공격을 했는데요. 이 지사 측은 "본인은 품격을 강조하는데, 주변 측근들은 한풀이하듯 인신공격이 지나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 지사도 직접 반격에 나섰습니다. 우회적으로 본인의 경험에 빗대서 말입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갑자기 18% 갤럽 기준으로 올라가고 문재인 대통령님하고 사이가 3~4%밖에 안 나고 그러니까 갑자기 제가 가슴이 벌렁벌렁해지면서 '야 이거 한번 제쳐봐야 되겠다. 혹시 내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해가지고 오버하다가 제가 그때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됐죠.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도 정말로 순간이더라고요.]

사이다 본능을 되찾겠다고 밝힌 이 지사.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반대하고 있죠?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서도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재난지원금 문제. 이런 해법까지 내놨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이게 180석 얘기 자주 하지 않습니까?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건 과감하게 날치기 해줘야 됩니다. 국민이 필요로 하고 국민이 맡긴 일 하는 데 반대한다고 안 하면 그게 직무유기죠.]

당장 야권에선 "과격한 본성이 돌아왔다", "조폭정치다" 날선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재명 지사의 경우에는 바지 논란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매우 품격 없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였던 그 잘못을 뉘우쳐야 할 터인데 또 다시 이렇게 막말 파동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싸움꾼'인 이 지사. 야권의 반발도 계산 속에 있었겠죠. 이른바 "이재명은 합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30대 여성 (5월 20일 / 화면제공: 고영인 의원실) : 특히 초선 의원분들께 하고 싶은 얘기는 180석이나 뽑아드렸는데, 무엇을 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렇게까지 무능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자꾸 협치를 주장하시면서 다른 당이랑 뭐 하시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협치 하셔야 될 거면 180석까지 안 뽑아 드리죠.]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돼 버린 민주당 대선 경선. 사이다가 시원하긴 한데, 너무 많이 마시면 건강을 해치기도 하죠.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분의 말로 정리합니다.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2016년 12월) : 사이다는 금방 또 목이 마르잖아요.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죠, 고구마는 배가 든든합니다. 저는 든든한 사람이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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