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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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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주춤' 윤석열 광주 간다 "5·18, 피로써 헌법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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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의원 출신인 김영환 전 의원이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국민의힘 소속 중진급 인사가 캠프에 공식 합류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던 그는 최근엔 ‘이재명 저격수’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허허벌판에 홀로 선 윤석열에게 독화살이 날아들고 있다. 지금은 그를 지키는 게 개혁”이라며 “오늘 이마빌딩(윤석열 캠프 사무실)으로 출근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과 면담한 뒤 가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이나 자리는 필요 없으니 궂은 일을 주면 맡아서 하겠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이 흔쾌히 ‘알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을 언급하면서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만 20년간 몸 담으면서 쌓은 내 호남 인맥으로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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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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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제헌절인 17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이어 5·18 유가족 간담회와 구묘역 참배를 한 뒤, 인공지능 사관학교 방문→구 도청 청사 참배→광주 시민과의 만남 순으로 일정을 진행한다. ‘5·18 사형수’ 출신인 김종배 전 의원도 일부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광주 방문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켜낸 헌법 수호 항거”라며 “5·18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로 국민 통합과 미래의 번영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낸 ‘제헌절 메시지’에서도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킨 열사들에 대한 참배로 메시지를 대신하겠다”고 광주 방문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보수진영에 쏠린 행보를 해왔다는 지적과 함께 지지율 정체에 부닥친 그가 광주 방문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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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만찬 전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전 의원으로부터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 창고' 도서를 선물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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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에 대해 “초창기 지지도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한다”며 “조금 다른 형태로 움직이면 지지도를 향상할 수 있다. 물어오면 내가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탔으니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다 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공개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부분이 많다”며 “지금은 본인의 인기가 매우 높아 어딜가나 환영받는다. 그래서 지지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보이지 않을 텐데, 그것을 파악하게 되면 그의 메시지는 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서도 지지율 하락세에 당혹스러워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익명을 원한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들쑥날쑥인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캠프 내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일정·메시지·정책 등에 일관되고 치밀한 전략이 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까지 캠프가 윤석열 개인기에만 기대 갈 순 없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누구를 만났다거나 어디를 방문했다는 걸 며칠이나 지난 뒤 보도자료를 내는 걸 보고 ‘김정은의 조선노동TV도 아니고…’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대선 경험이 많은 전략가를 영입하는 등 캠프의 보강 및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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