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이틀째 차량 시위…"거리두기 4단계 철회하라"
"#우리는 죄인이 아닙니다"…SNS서 해시태그 운동도
전문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아닌 선별적 지원해야"
15일 새벽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불복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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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우리가 도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럽니까."
자영업자들이 수도권을 대상으로 적용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반발하며 서울 도심에서 이틀째 심야 차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자영업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거리두기 4단계를 철회하고, 자율 방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이를 미신고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민들은 경찰의 대응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량 시위라 방역에 문제가 없는데 시위를 왜 막냐는 지적도 있는 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한 만큼 정부의 방역 지침을 여느 때보다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피해를 감수한 소상공인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손실 보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에 이어 15일 밤에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김기홍 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언제까지 가게 문을 닫아서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믿는 것이냐"며 "당장 자영업자는 폐업하고 빚더미에 앉는데 정부는 아직도 어떻게 보상하겠다는 것인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거리두기를 실시하고, 집합 금지 인원 기준을 철폐하고 손실을 보상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수도권의 경우, 오후 6시 이후부터 2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사실상 '셧다운'(봉쇄)이 된 상황이다. 백신 접종 시작 후 영업 제한 완화를 기대하던 소상공인들은 거리두기 격상에 대해 항의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차량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모든 단체 집회·시위가 금지되고 1인 시위만 가능하다.
15일 새벽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불복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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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시민들은 경찰의 대응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박모(26)씨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기준이 너무 박한 것 같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은 규제하지 않으면서 항상 자영업자들은 규제하지 않나"라며 "이번 시위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나왔겠나. 방역수칙 다 지켜가며 1인 차량 시위를 한 건데 (경찰의) 통제가 과하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또한 "남들에게 피해 안 주는 새벽 시간에 시위를 진행했고,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왜 막는 거냐", "자영업자들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맨날 바뀌는 방역 조치에 얼마나 힘들었겠나", "이제껏 자영업자들은 정말 오래 참았다. 이들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만큼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학생 강모(25)씨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1000명 이상 나오고 있다. 이럴 때는 힘들더라도 모두가 방역을 위해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라며 "시위를 안전한 방식으로 한다고 해도 그 시위를 막기 위해 경찰 등은 모이지 않나"고 꼬집었다.
이어 "식당이나 카페 등에 대한 방역 조치를 풀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짧고 굵은 방역으로 4차 대유행을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이 가운데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에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1년 넘게 희생만 강요당했다", "형평성 없고 효율성 떨어지는 방역지침에 목소리를 내겠다", "죄 없는 자영업자들 좀 살려달라" 등의 글을 올리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해당 릴레이 시위는 현재 의류업과 외식업, 카페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는 정부가 소상공인 등 피해가 많은 계층에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반대다. 소상공인 등 피해가 많은 계층부터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일정한 기준을 갖고 선별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득이 낮은 1분위, 2분위, 3분위에는 지원을 해줄 수 있지만 그 외의 4분위, 5분위는 지원금을 주지 않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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