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반 전 총장과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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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1시간 남짓 비공개 면담하며 외곽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입당과는 여전히 거리를 둔 채 각계각층 목소리를 듣겠다는 민생 행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고공행진하던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서울 종로구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반 전 총장과 만난 뒤 자신을 '제2의 반기문'으로 보는 시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비판은 자유니까 얼마든지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외교관 출신인 반 전 총장은 2017년 19대 대선 때 '반짝' 후보로 떠올라 높은 지지율을 구가했지만 3주 만에 중도 포기한 전례를 남긴 바 있다. 당시 공직 출신으로 정치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검증 공세, 금전 문제, 지지율 급락 등 악재가 겹쳤다. 이에 윤 전 총장 출마 때부터 반 전 총장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지 비교하는 시선이 많았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날 반 전 총장과 이런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 등으로 지금과는 사정이 달랐다는 말씀 외에는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담에선 한미 간 안보 동맹 유지, 예측 가능한 남북관계 추진, 지속 가능한 성장 등의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입당이 늦어지며 야권 지지자들의 피로감이 가중된다는 지적에 "정치적인 손해나 유불리를 떠나 한번 정한 방향에 대해선 일관되게 걸어가겠다"고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이날 속전속결로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질문엔 "정치하시는 분들 각자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리얼미터 정례 조사에서 4개월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2036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4.5%포인트 떨어진 27.5%, 여권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6%포인트 오른 26.4%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달 조사에서 8.1%포인트로 벌어졌던 격차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내인 1.4%포인트로 좁혀진 것이다.
여권에선 집중 공격이 이어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윤석열은 지지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며 "그래서 중도 포기 선배 반기문을 찾아갔을까?"라고 비꼬는 글을 올렸다. 여론조사 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의 박시영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 열흘 동안 윤석열 일가의 비리 의혹과 자질 논란이 커지며 중도층이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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