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측 "1인 차량이어도 행렬 이뤄선 안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 항의 심야 차량 시위 참가자가 탄 차량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경찰에 둘러싸여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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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심야 차량 시위를 벌여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경찰은 해당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위에 참여한 자영업자들은 '1인 차량 시위'가 왜 불법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차량에 혼자 탔는데 왜 불법이냐"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 밤 11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차량 시위를 벌였다. 이날 차량 시위에는 400여대가 참여했다. 시위를 진행하는 과정에선 비대위와 경찰 간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왜 불법집회냐" "민주노총도 시위했는데 왜 차량 시위는 안 되냐"며 항의했고, 한때 몸싸움도 일어났다. 결국 비대위는 당초 예고했던 광화문 대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차량 시위를 강행했다.
비대위는 경찰의 대응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방역수칙을 어기지 않기 위해 한 명씩 차량에 타서 시위를 벌였는데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경기석 비대위 대표는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1인 차량 시위를 계획해 심야시간에 진행했다"며 "차량에 불법 부착물을 붙이지도 않았고 마이크를 통해 떠들지도 않았다. 불법이라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관련 법규는 모두 준수했는데 왜 불법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한다면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며 "법에 저촉될 일을 한 적이 없는데 피할 이유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경찰, 시위 관련 채증 자료 분석 착수
경찰은 엄정 대응 방침을 강조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집회 관련 처벌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태경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위원은 "집합금지 등 위반행위에 대해 일률적으로 행정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형벌의 최후 수단성과 보충성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특히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기에 그 제한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중 보건 위기 상황에서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집합금지 조치를 취하고 그 이행의 확보 수단으로 행정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될 수 있으나 침해 최소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경찰은 자영업자들의 차량시위와 관련해 채증 자료 분석과 법리검토에 착수했다. 법리 검토를 통해 불법 상황으로 판단되면 엄정하게 사법처리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위로 현장에서 연행되거나 입건된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1인씩 탑승한다고 해도 다수가 집결해서 행렬을 이루면 불법집회로 볼 수 있다"며 "감염병예방법·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위반 사례에 대해선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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