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차량시위' 경찰, 자료분석·법리검토…자영업자 "방역 위해 밤에"

"입건·내사 착수 아직"…불법 판단 시 주최자·발언자 대상 가능성

비대위 측 "확산·교통불편 방지 위한 심야 차량시위"

경찰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강대교 남단에서 국회 둔치주차장 향하는 차량에 대해 검문을 하고 있다. 2021.7.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벌인 대규모 심야 차량시위와 관련해 경찰이 입건 전 법리검토에 착수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전날 밤 11시부터 영등포구 여의도와 종로구 혜화역 일대에서 이뤄진 '코로나19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심야 차량시위와 관련해 현장 채증자료 분석 및 법리검토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대열을 이뤄 차량행진을 진행한 부분이 미신고 시위에 해당하는지 원칙대로 채증자료를 분석하고 법리검토를 하는 중"이라며 "아직 입건 또는 내사 착수한 대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청 등 관계관청의 고발 여부도 함께 검토 중"이라며 "시위의 전반적인 규모와 형태도 검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청은 전날 코로나19 확산 및 방역 상황을 감안해 이번 대규모 차량시위를 '불법시위'로 규정하고 엄정 사법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집회주최자와 발언자 등 주요 참가자는 감염병예방법·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도로교통법 등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자영업자비대위 기자회견 모습. 2021.7.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비대위는 전날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광화문~서울시청 구간에서 차량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통제 강화로 기자회견 규모를 축소하고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차량시위를 진행했다.

여의도공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와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대에 올랐다. 비대위 관계자는 "여의도에는 차량 700여대가 참여했고, 혜화역에서는 150대가량이 행진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2일부터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는 등 사실상 '셧다운(봉쇄)'에 가까운 조치가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비대위는 Δ방역수칙 기준을 확진자 중심에서 입원환자 및 사망률 적용한 치명률 중심으로 변경 Δ영업시간 제한 폐지 및 자율과 책임중심 방역수칙 변경 Δ손실보상심의위 신속 구성 및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경기석 비대위 공동대표는 경찰의 불법시위 대응과 관련해 "불법으로 판단될 경우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교통 불편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심야시간에 1인씩 차량에 탑승해 시위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의 주체는 정부"라며 "자영업자들에게 방역 책임을 지우는 상황이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soho0902@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