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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코로나 폭증으로 산소통 1개 2백만원”…교민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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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7083명 확진…작년 3월 이래 최다

쿠데타 뒤 인력·시설 부족…화장터 꽉차


한겨레

13일 미얀마 만달레이의 산소충전소에서 한 시민이 빈 산소통 위에 누워 충전을 기다리고 있다. 만달레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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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 공공의료가 사실상 마비된 미얀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산소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최근에는 교민 3명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15일(현지시각) 미얀마 현지 언론 <이라와디> 등과 교민들 얘기를 종합하면, 전날 미얀마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083명으로 지난해 3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145명이었다. 미얀마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급증 추세다. 13일 확진자 수는 4047명, 사망자 수는 109명이었고, 12일은 확진자 수 5014명, 사망자 수 89명이었다. 확진자 수가 5천명을 넘은 것도 지난해 3월 이래 처음이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의료시설 부족으로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공공 의료시설 의료진 대다수가 시민불복종운동(CDC)에 참여해 공공병원이 운영되지 않고 있고, 군 의료시설과 비싼 사설 병원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양곤의 화장터에도 하루 250여명 이상 대기하는 등 포화 상태로 알려졌다.

확진률도 심각하다. 검진자 수 대비 확진자 수를 뜻하는 확진률이 이달 들어 25%를 넘었고, 13일에는 34%까지 증가했다. 100명을 검사해 보면, 34명이 감염 상태인 것이다. 미얀마는 인력·장비·시설 부족 등으로 코로나19 검진이 하루 1만~2만명 이뤄지고 있다. 검진을 늘리면 확진자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산소통 가격이 치솟고 구하기도 매우 어려워졌다. 양곤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최근 가스통 한 통이 미얀마 돈 300만짯(약 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그래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미얀마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527달러(175만원)로, 산소통 값이 1년 소득보다 더 비싼 상황이다.

미얀마 군부는 이번 주부터 아예 산소를 개인에게 팔지 못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군부는 최근 양곤의 한 산소 공장 앞에서 산소통 충전을 위해 줄 서 있던 시민들을 해산하기 하늘에 총탄을 쏘기도 했다.

미얀마 거주 교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14일 양곤에서 코로나에 확진됐던 65살 남성이 숨졌고, 10일과 12일에는 김아무개(65)씨와 장아무개(46)씨가 사망했다. 김씨의 부인 역시 코로나19 확진 증상이 나타나, 교민들의 도움으로 현재 자가 치료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한인회는 산소치료기 30대와 자가검진 키트, 마스크 등을 대사관, 코트라 등과 협력해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교민은 “미얀마 당국이 발표하는 사망자 수는 병원이나 코로나 센터에서 사망한 것만 집계한 것”이라며 “코로나19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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