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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유망주] (22) 럭비 정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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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톱리그 출신…도쿄올림픽 준비 위해 지난해 국내 복귀

"역사적인 올림픽 1승을 넘어 메달권까지 노려보겠다"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전 질주하는 정연식
[대한럭비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럭비 7인제 대표팀의 정연식(28·현대글로비스)에게 이번 도쿄올림픽은 의미가 각별하다.

한국이 1923년 국내 럭비 도입 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연식은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2년 동안 일본 톱리그 히노 레드 돌핀스에서 뛰었다.

히노의 연고지가 바로 일본 도쿄다. 올림픽 개최지이자 2년 동안 땀과 눈물을 흘렸던 그곳으로 정연식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아간다.

그는 "히노에서 2년 동안 선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했고, 성장했다"며 "내가 몸담았던 그곳으로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정연식은 지난해 5월까지 톱리그를 마친 뒤 돌연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올림픽이 그에겐 간절하다. 다시 못 올 기회이기에 더더욱 이번 올림픽을 후회 없이 준비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한국은 2019년 11월 인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을 12-7로 꺾고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신기원을 열었다.

이미 세계적인 레벨로 올라선 아시아 최강 일본이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진출권을 따낸 터여서 한국에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홍콩이라는 벽이 있었기에 티켓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 홍콩에 밀려 3회 연속 동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은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엔트리 대부분이 영국계 귀화 선수들인 홍콩을 기적처럼 꺾고 도쿄올림픽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정연식은 "꿈의 무대에 서게 돼서 정말로 기쁘다"며 "국가대표 럭비 선수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을 떠나 메달권까지 노려보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되고, 그 여파로 해외 전지 훈련을 못하게 됐지만, 정연식은 대신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연기된 것이 대표팀에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워낙 부상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진 만큼 제대로 준비해보자는 각오로 박완용 주장을 중심으로 선수들 모두 똘똘 뭉쳤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태클 뿌리치고 돌파하는 정연식
[대한럭비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천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뉴질랜드, 호주, 아르헨티나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세계 최강을 다투는 뉴질랜드와 호주는 차치하고라도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지난달 두 차례 격돌해 각각 0-49, 0-55로 완패해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정연식은 "아르헨티나전에서는 킥오프에서 공의 소유권을 가져오는 기술이 부족했다"고 진단한 뒤 "문제점을 찾았고, 이제는 어느 정도 보완한 만큼 다시 만나면 다른 결과를 만들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찰리 로우 코치님은 '화난 호랑이처럼 싸워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상대 팀보다 한 발 더 뛰고 더 몸을 부딪치면 아무리 뉴질랜드, 호주라고 해도 당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적' 일본은 피지, 영국, 캐나다와 함께 B조에 포함됐다. 결과에 따라서 일본과 순위결정전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정연식은 "만약에 일본과 맞붙게 된다면 모든 것을 쏟아붓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연식은 럭비 명문인 인천기계공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어릴 적에는 육상부 출신이었다.

상무 시절에는 100m를 11초 03에 주파할 정도로 발군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정연식은 대학교 1학년 때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럭비가 대중화된 일본에서 럭비의 인기를 실감한 정연식은 이번 도쿄올림픽이 한국에서도 럭비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계기가 되길 기원했다.

그는 "빨리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다"며 "어떤 팀이든 이길 각오가 돼 있다"고 힘줘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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