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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K-방역 희생자는 자영업자, 살려달라"…심야 여의도 차량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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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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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자영업자들이 전광판 트럭 시위에 나서자 경찰이 이를 둘러싸고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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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의 희생자는 자영업자다. 우리를 국민으로 인정하고 살려달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항의해 차량 시위에 나선 자영업자들이 확진자를 기반으로 한 거리두기 체계를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LED 전광판 트럭까지 등장한 시위 현장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영업자는 죄가 없다"며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백신 맞아도 코로나 확진자 나와…자영업자 희생 강요말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 14일 오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방역의 희생자는 자영업자"라며 "정부는 자영업자를 국민으로 인정하고, 우리를 도와주고 살려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확진자 숫자에 따른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높은 영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거리두기로는 코로나 종식을 기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기홍 대책위 대표는 "코로나가 이렇게 (거리두기로) 끝나지 않을 것을 인정하고, 중증 환자를 돌보는 새로운 거리두기 방역을 실시해야 할 때"라며 "시간규제·인원제한을 철폐하고 소급적용한 손실보상을 조급히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당초 대책위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타격을 받자 항의 차원에서 이날 오후 11시 여의도와 광화문, 종로 일대에서 차량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 25곳에 검문소를 운영하자 기자회견 장소를 여의도공원으로 변경했다.


"대규모 민주노총 집회는 허용하면서 1인 차량시위는 왜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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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서강대교 남단에서 경찰이 차량 시위 통제를 위해 검문에 나섰다. /사진=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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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오후 9시부터 대대적인 검문에 나섰다. 대책위가 집회를 예고한 국회둔치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경력과 경찰차, 오토바이 등이 배치돼 운행을 통제했다. 퇴근 시간을 넘겨 도로 위에 차량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도로 통제로 길이 막히기도 했다.

특히 국회둔치주차장으로 가는 서강대교 남단 길목에서는 모든 차량이 검문 대상이었다. 지나가는 차량들은 모두 창문을 열고 행선지를 대답해야 했다. 한강공원에 가지 않는다고 밝힌 시민들은 바로 지나갈 수 있었지만 한강공원을 간다는 시민들에게는 공원을 찾은 목적을 비롯해 추가 질문이 쏟아졌다.

"공원 주차장을 간다"고 밝힌 한 시민은 결국 '주차장이 통제됐기에 쭉 직진해서 나가셔야 한다'는 경찰의 안내를 받고 집으로 향해야 했다. 트럭의 경우 뒷문을 열어 트럭 안에 집회 문구나 물품 등이 담겼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검문을 통과한 시민들 중 일부는 잠시 멈춰서서 "왜 이렇게 막느냐"고 항의했다.

경찰과 시위 참가 차량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볶음밥 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자신의 가게 이름이 적힌 차량을 타고 들렀다가 경찰에 의해 주차장 측 도로 입장이 저지됐다.

이씨는 운전석에서 가게 홍보용으로 마련한 빨간색 경고등을 들고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대규모로 집회하는데 차량시위는 왜 안되나"라며 "무엇이 불법인지 합리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자신의 경고등을 흔들며 "자영업자들은 빨간불"이라며 "강자한테만 약하고 만만한 우리한테는 강하게 나오나"고 항의했다. 경찰은 "집회 신고 자체가 안됐다"며 철수를 촉구했다.


"차량 시위 다른 곳에서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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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남단에서 경찰이 자영업자 차량 시위 참가자 이모씨를 저지하자 이씨가 항의하고 있다. 사진=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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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일대에서도 양측의 충돌은 계속됐다. 경찰은 불법집회를 중단하라고 방송을 통해 경고했고, 시위 차량이 등장하자 경력을 동원해 양 옆과 앞을 막아 진입을 차단했다.

해당 차량은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토로하는 내용을 전광판을 통해 시위에 나섰고, 경찰이 제지하자 트럭 운전자 등은 "자영업자는 죄가 없다"를 외쳤다. 경찰은 결국 "1인 시위 및 평화적인 기자회견은 괜찮다"고 허용하면허서 기자회견이 가까스로 진행됐다.

대책위는 기자회견 이후에도 이날 새벽 서울 곳곳에서 차량 시위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차량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다만 몇대가 참가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번 집회의 주최자와 참가자에 대해서는 감염예방법·집시법 및 도로교통법 등 위반으로 사법 처리할 계획이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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