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재난지원금 또 충돌...여 '해임 건의' 압박에도 홍남기 '80% 지원' 고수

민주당 '전 국민 지급' 당론에도

김부겸 ·홍남기, 재차 "하위 80%"

[경향신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가 본격 시작된 14일 당정이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전국민 지급’ 당론 수용을 압박했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 한해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고, 동시에 국민 재난지원금이 차별 없이 돼서 상호 보완이 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야당과 협의해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당론으로 결정한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재차 강조하면서 정부의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

민주당은 ‘하위 80% 지급’을 고수하고 있는 재정당국을 압박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14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홍 부총리가 끝까지 반대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당내에서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같은당 진성준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홍 부총리는 재정독재를 하자는 것인가”라며 “기재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다시 분산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80%까지 지원금을 드리는 걸로 (추경안을) 작성해 국회에 제출한 것”이라며 “손해나 소득 감소가 없는 층까지 다 주는 게 옳은가라는 회의가 있는 분이 많다. 의원님들이 심도 있게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80%’로 한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그는 “저희도 한정된 재원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느라 80% 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국회 일각에서 100% 안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80%를 거르는 데 복잡하고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가지 여건상 80% 지급에 있어서도 국회가 그렇게 결정하면 저희가 집행을 차질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을 맞은 상황에서 추경안을 다시 짜야 한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4차 대유행 이후 여러 상황이 있지만 추경안을 다시 낼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날 박진·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추경안이 4차 대유행을 맞기 전에 짜놓은 것이라며, 추경안을 다시 짜야한다고 주장했다.

곽희양·탁지영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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