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발표 후 번복
이재명 "국민에 대한 도리 아냐"
안철수·원희룡 등 "여당 포퓰리즘 정치에 날개 달아준 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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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송영길 이준석 대표의 어제저녁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를 국민의힘이 100분만에 번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 대표와 국민의힘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여야 대표는 회동을 갖고 대변인을 통해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합의가 안 된 얘기라며 즉각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 대표는 “남는 재원이 있으면 재난지원금 지급대상 범위를 확대하자는 것”이라고 입장을 정정했다.
이러한 입장 변화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이준석 대표는 100분 만에 말 뒤집는 100분 대표, 탱자 대표가 되려는 것이냐”면서 “우리 당 송영길 대표를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 맛을 잃고 탱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야 대표의 합의 발표가 100분 만에 번복됐다“며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 국민에 대한 도리도, 상대 당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를 비롯한 야권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거론한 것 자체가 민주당의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 대표의 판단이 실망스럽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비진작 목적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일이 아니라 그 돈은 자영업자의 생존자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당 대표는 당의 구성원들과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집단적 의사를 형성해야 한다”며 “독단적 스타일로 인식되면 당과 함께 하기가 어렵고 리더십이 성립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대권 도전을 천명한 윤희숙 의원도 “문제는 현 정권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한 ‘전 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꼿꼿이 세우고, 합리적인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선별 지원 후 남는 재원이 있을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다고 하지만, 추후 전국민 재난지원금 살포를 막을 명분을 상실했다”며 “여당의 포퓰리즘 정치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해당 협의를 진행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준석 대표를 두둔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뒷받침을 촉구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어제 합의한 것은 지금은 (코로나19 방역) 4단계이기 때문에 소비가 쉽지 않으므로 방역 상황을 보면서 지급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라며 “이 합의는 양당 의원이 존중해서 잘 수렴됐으면 좋겠다. 이걸로 이 대표를 윽박지르는 것은 올바른 야당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합의는 이 대표가 실용적 접근을 보여준 결단이고, 국민이 환영하리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의 결단을 존중하고 뒷받침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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