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버터는 되고 싸이 강남스타일 안되는 황당 방역 손 볼 듯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날인 12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 한 헬스장에서 회원들이 런닝머신 등 기구를 이용하고 있다. 헬스장에서는 샤워실을 이용할 수 없고 런닝머신은 시속 6km이하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뉴시스

그룹 운동 배경음악 속도 규제 등 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세부 지침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논란되고 있는) 헬스장 기준은 여러 실내체육시설 업종과 같이 협의해 만들었다”며 “(하지만) 여러 지적이 있기 때문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그 부분은 다시 한번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본이 제시한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을 적용해보면, 수도권 지역 내 실내 체육시설에서 에어로빅이나 줌바댄스, 스피닝 등 그룹운동(GX·Group Exercise)을 할 때 배경음악으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틀면 수칙 위반이 된다. 120bpm이 넘기 때문이다. bpm은 분당 비트 수 단위다.

정부는 GX류 운동의 경우 숨이 가팔라지는 것을 방지하려 3단계부터 음악속도를 100~120bpm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비말(침방울)이 주위로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라 BTS의 ‘버터’(110bpm)는 된다. 헬스장 러닝머신 속도도 시속 6㎞ 이하로 맞춰야 수칙위반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배경음악 속도까지 제재하는 것은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부측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거리두기 4단계 때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장소를 가려 3명 이상이 함께 택시를 타면 방역수칙 위반이 된다. 하지만 사실상 단속이 어려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다른 대중교통은 별다른 규제가 없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또 샤워실 이용은 같은 실내체육시설 안에서도 다르게 적용된다. 수영장은 가능하지만, 헬스장은 안된다. 실외 골프장은 현재 샤워실 이용이 가능하다.

손영래 중수본사회전략반장은 이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새 거리두기의 방역수칙 목적이 강제적으로 영업금지를 하기보단 위험도를 현장에 맞게 조정하면서 운영 자제를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방역수칙이) 실제 작동되지 않거나 현장에서 지키기 어렵다면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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