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위해 함께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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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 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와 관련 국민의힘 내부에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논란을 진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직후 당내 곳곳에서 반발이 불거진 가운데 내홍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 종전 입장(선별 지급)을 똑같이 갖고 추경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야 대표 회동 전 원내지도부와 전 국민 재난지원금 관련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다만 이 대표를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삼갔다. 김 원내대표는 이준석 리스크'가 불거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호사가들이 하는 말"이라며 "각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건데 다만 그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어서 설명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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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이 대표와 송 대표의 합의에 대해 "우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대상을 두텁게 하고, 남는 재원이 있으면 전 국민까지 지급을 확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했듯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분에게 '핀셋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추경안을 철저하게 심사해서 가짜 일자리, 선심성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를 두둔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가 어제 밝힌 합의사항의 핵심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추경 재원을 우선 집중하자는 것으로 이는 우리 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이라며 "일각에서 오해하는 국민 100% 재난지원금 제공은 합의 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남은 예산에 대해 80% 지급 경계선 문제, 행정비용 문제가 있으면 비율을 늘리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조건부 검토였지 100% 지급 합의는 아니었다"며 "실제 합의된 내용까지 왜곡하며 침소봉대해서 내부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자해정치"라고 강조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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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당내 논란이 쉽게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향해 "이들(문재인 정부)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했다"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꼿꼿이 세우고 합리적인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라고 재차 지적했다.
앞서 윤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겨냥해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맘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렵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의원도 "전국민에게 용돈 뿌리기는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며 "이런 추경은 저는 반대한다"고 했다. 차기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 대표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을 표로 보니까 금액을 줄여서라도 전국민에 지급하려고 하는 여당의 의도를 비판해야지, 야당도 동의했다며 숟가락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더 좋아하는 의도대로 동의해준 것"이라며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아침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속보 경쟁 속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만 나가서 여론이 강하게 반응한 게 아닌가 싶다"며 국민의힘 당론은 선별지급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국회에서 별도의 현안 관련 질의응답을 갖기로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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