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메시지·즉흥적 식사 정치에 중도·진보층 이탈 뚜렷
국힘선 "개인플레이 식상하고 피로해"…입당 압박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류미나 기자 =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빅텐트' 시도가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중도에 반문 정서가 강한 진보까지 전부 자기 지지층으로 끌어들이겠다며 국민의힘 입당을 미루고 장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보수 결집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어서다.
강성 보수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정치 메시지와 유권자 타깃이 불분명한 즉흥적 '식사 정치'가 중도 확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13일 통화에서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무당층과 중도층이 그의 메시지와 행보에서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에 대한 취약점을 드러냈고, 정치 비전도 부재했다"며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보기 드문 대권 주자"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범 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의 윤 전 총장 선택은 지난달 28일 38.9%에서 전날 34.5%로 눈에 띄게 줄었다. 진보층도 11.2%에서 8.7%로 하락,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자영업자 어려움 청취하는 윤석열 |
반면, 같은 기간 보수층내 지지율은 43.7%에서 46.2%로 더 늘었다.
정치 선언 직후와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타이틀로 서너 차례 민생 행보를 벌인 이후를 비교할 때 중도·진보가 이탈하고 보수만 결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의 의도와 어긋난 결과다.
최근 윤 전 총장과 만나기로 했다 회동 소식이 먼저 보도된 뒤 취소한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중원은 포기한 사람처럼 보인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정치 선언도 통합 얘기는 없고 분노만 표출된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 의견부터 듣겠다"며 민생 행보에 나섰지만, 매 일정마다 '문재인 정부 때리기'에 주로 집중하면서 정책 역량이나 미래 비전을 보여줄 기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캠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진행되면서 일부 지지층이 여권으로 쏠리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 안팎에서 주자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고, 민주당도 경선을 진행 중인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지율을 더 높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깔고 움직이기보다 정권 교체에 대한 진정성으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 부재의 전략'을 놓고 캠프 내에서도 점차 한계를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악수하는 윤석열과 김영환 |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제3지대에 미련을 두지 말고 하루빨리 입당하라고 윤 전 총장을 압박 중이다. 장외 행보를 연장해봐야 득 될 게 아무것도 없다는 주장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중간쯤에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그런 중도는 없다"며 "그런 분들한테 가서 지지를 얻겠다는 게 얼마나 허상인지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남들은 다 팀플레이하는데 혼자 개인플레이"라며 "일정이 주는 메시지가 하나도 없이 이렇게 단발성으로만 나와서는 국민에게 식상함과 피로감을 준다"고 우려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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