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표 결단 존중해야”…야당·기재부에 ‘전국민 재난지원금’ 압박

[경향신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야 대표의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합의’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반발로 번복한 것에 대해 13일 “국민께서 여야 대표의 합의에 대해 환영하리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송 대표는 “대표의 결단”을 강조하며 전국민 지급에 반대한 재정당국에도 합의 수용을 에둘러 요구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합의는 이 대표가 실용적 접근을 보여준 결단”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이 대표의 결단을 존중하고 뒷받침했으면 한다”며 “어제의 합의가 협치 국회, 상생의 정치를 만드는 기반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송 대표와 이 대표는 전날 밤 만찬 회동 이후 각 당 수석대변인을 통해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반발이 일자 이 대표는 “남는 재원이 있을 시”라는 조건을 밝히며 합의를 번복했다.

송 대표는 이날 “어제 합의 후 국민의힘 내부 반발이 큰 것 같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선별이냐 보편이냐, 기본소득이냐 아니냐의 이념 갈등 문제로 접근한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지친 민생을 돌보는 문제”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80%’ 지급 방안에 대해 “부동산 등 재산이 많은 사람은 받을 수 있지만 무주택 맞벌이는 재난지원금을 못받을 수 있다”며 “저와 이 대표의 합의는 이러한 역차별, 환불균불환빈(가난을 걱정하기에 앞서 불평등을 걱정)의 문제를 고려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재정당국에도 전국민 지급 수용을 압박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이라고 왜 다른 목소리가 없겠나. 저도 이 대표와 같은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의 반발, 일부의 문제제기도 있다”며 “하지만 대표가 결단했다면 일단 존중하고 이것을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처리 방식”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신용카드 캐시백에 소요될 예산 1조1000억원을 없애고 일부 항목을 조정한다면 재원 마련에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재난지원금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을 보고 탄력적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7월 임시국회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되, 실제 지급은 4차 대유행이 진정된 이후 진행하면 된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송 대표의 글에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약속을 어기는 정치인은 정치해서는 안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추경안 수정 방침을 당론으로 확정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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