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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군함도 조사한 유네스코 “일본, 한국인 강제징용 왜곡”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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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열흘 앞둔 일본 공개망신

유네스코 “강제노역 제대로 알려라”

일본, 군함도 문화유산 등재되자

추모 약속 어기고 “차별 없었다”

중앙일보

일제 강점기 해저의 석탄을 캐기 위해 한국인 600명이 강제노역했던 군함도. 일본은 2015년 6월 군함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는 조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일본이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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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UNESCO)가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 왜곡 시도에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 일본이 2015년 6월 군함도(端島·하시마섬) 등 7곳의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을 포함한 23곳의 근대 산업 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약속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문에는 1940년대 해당 시설에서 한국인 등이 강제노역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조치 역시 미흡했다고 돼 있다. 특히 결정문에는 일본의 후속 조치 미이행에 대해 “강한 유감(strongly regret)을 표한다”는 표현이 담겼다.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이 강도가 높은 데다 통상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는 유네스코가 이런 식으로 사실상의 경고를 한 것도 이례적이다. 일본으로서는 도쿄 올림픽 개막을 불과 11일 앞두고 강제징용 문제로 국제적으로 공개 망신을 당한 셈이다.

세계유산위원회가 이처럼 강력한 입장을 담은 결정문을 낸 건 일본이 지난해 6월 도쿄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근대 산업 시설 관련 정보센터를 개관하며 강제징용에 대해 왜곡에 가까운 전시물을 공개한 게 발단이 됐다.

당초 일본은 2015년 근대 산업 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많은 한국인 등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against their will)’ 동원돼 가혹한 환경하에서 ‘강제로 노동한(forced to work)’ 사실이 있음을 인식한다”며 “해당 시설에 정보센터 등을 세워 희생자들을 기리겠다”고 약속했었다.

한국이 “반인도범죄가 자행된 강제징용 시설 7곳은 등재 불가”라고 반대하며 국제 여론전을 펴자, 등재 자체가 무산될까봐 나름 한발씩 양보해 합의한 결과였다. 등재는 하되 역사적 사실은 명확히 알리자는 취지로,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일제 강점기 한국인들의 강제징용이 있었다고 국제사회에서 인정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하지만 일본은 약속과 달리 군함도가 있는 나가사키가 아니라 도쿄에 정보센터를 만들었고, “조선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거나 “징용자 학대가 없었다”는 주민 발언을 공개하는 등 강제징용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을 버젓이 전시했다.

이에 국제적 비판이 일었고, 정부도 공식적인 문제 제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6월 유네스코와 세계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실태를 파악해 60쪽 분량의 보고서를 완성했다.

보고서는 도쿄 정보센터에 대해 “유산 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인 등 강제노역자들이 희생자라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평가했다.

또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 ▶한국인 등에 대한 강제노역 사실 및 당시 일본 정부의 강제노역 정책을 알리는 조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강제노역 후속 조치 등 모범 사례 참조 ▶관련 당사자와의 대화 등 5가지 후속 조치를 이행하라는 내용을 결정문에 담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등재된 유산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 또 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2년마다 점검한다. 이번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충실한 이행을 촉구한 만큼 일본이 앞으로도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압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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