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지급 합의"→野 "先 손실지원, 後 재난지원금 확대"
野 내부 반발에 후퇴 해석도…與 대권주자들도 입장 엇갈려
만찬 회동 마친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 |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2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가, 야당이 정정 발표를 하며 사실상 번복됐다.
두 대표는 이날 만찬 회동을 통해 추경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을 검토해 추후 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민주당 고용진·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이 오후 8시께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소상공인 지원을 두텁게 하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고, 고 수석대변인은 "더 두터운 소상공인 지원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하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 편성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였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에선 지급 기준을 최소한 9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졌고 국민의힘은 소상공인 피해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견을 보였던 터였다.
그 상황에서 두 대표가 이날 만찬 회동에서 극적으로 2차 추경의 접점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합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이 불거져 나왔다.
민주당 대권주자들은 환영·우려 논평을 내며 저마다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결국 재난지원금 합의는 100분 만에 국민의힘의 발표 정정으로 사실상 번복됐다.
만찬 회동 마치고 인사하는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 |
황보 대변인은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언론에 "오늘 합의 내용은 손실을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상과 보상범위를 넓히고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데 우선적으로 추경 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다시 공지했다.
이어 "그 후 만약 남는 재원이 있을 시에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소득 하위 80%에서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것까지 포함해 방역 상황을 고려해 필요 여부를 검토하자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이와 동일한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일각에서는 내부 역풍에 부딪힌 이 대표가 합의를 번복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민주당은 애초 합의 내용과 달라졌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여야 수석대변인이 함께 발표한 내용은 당대표 간 합의사항"이라며 "더구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발표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이 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이날 지구당 부활, 여야정 협의체 가동,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정에도 뜻을 모았다.
그러나 이 또한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것이어서 내부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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