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4인, 저녁 2인 수칙 혼선도
샤워 못하는 헬스장 발길 뚝
"러닝머신 속도 6㎞ 제한은 왜…"
수도권에서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됐다. 오후 6시 이전 4명이 식당이나 카페를 방문했더라도 6시가 넘으면 2명은 자리를 떠야 한다. 서울 양천구 한 식당에서 구청 공무원이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씻지도 못하는데 누가 찜찜해서 헬스장 오겠어요." 서울 서대문구 헬스장 관계자인 60대 김모씨가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적용되면서 헬스장 방역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샤워장 이용은 그렇다 쳐도 러닝머신 6㎞ 제한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면서 "신규 회원도 줄고 이용정지 신청도 많아서 피해가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손님 없어 테이블 재배치 안해도 돼"
1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헬스장 등 체육시설에선 샤워장을 이용할 수 없다. 자영업자들은 절망적이라는 반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쌓일 대로 쌓인 적자도 모자라 3인 모임까지 금지되면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저녁매출 비중이 큰 업종에선 3인 모임 금지조치가 사실상 '사형선고'라는 말까지 나왔다.
종로구의 한 프랜차이즈 고깃집은 평소 500만원대이던 매출이 최근 30만원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 5~6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매출도 100만원 언저리까지 회복했으나, 지난주부터 다시 3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이날부턴 3인 모임이 금지되면서 30만원도 보장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고깃집 관계자 50대 이모씨는 "월 임대료가 1700만원인데 하루 30만원도 못 팔아서 어떻게 버티겠나"라며 "직원 수도 이미 7명에서 3명으로 줄이면서 벼랑 끝에 놓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3인 모임 금지로 손님이 줄 것을 대비해 미리 식자재를 대폭 줄여서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방역당국에 대한 원망도 나왔다. 종로 곱창집 업주 70대 안모씨는 "상황이 급박해서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수도권 자영업자들 다 죽는 꼴 보고 말 텐가. 방역 인센티브니 뭐니 하며 헛바람만 넣지 않았어도 이렇게 화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네 매장은 3인 모임 금지조치라고 해서 테이블을 재배치하진 않았다. 어차피 손님이 없어서 자리를 떨어뜨려 놓지 않아도 공간이 넉넉하다는 게 안씨의 설명이었다.
■'점심은 4인, 저녁은 2인' 혼선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날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수도권 방역조치를 착오한 탓이다.
서울 삼성동 인근 순댓국집에선 한 남성 일행이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4명이 점심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4명이 갈 건데 2명씩 나눠 앉으면 안되느냐'는 문의전화도 적지 않았다고 식당 관계자는 전했다.
평소면 중년층 회원으로 북적이던 헬스장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샤워장 이용금지와 러닝머신 6㎞ 속도제한 등 방역이 강화되면서 회원들 발걸음을 뚝 끊겼다.
헬스장 관계자 김씨는 "회원들에게 샤워장 금지 문자를 돌리니까 이용 연기나 중단을 요구하는 분들이 많더라"며 "지난해 샤워장 이용 금지조치가 있을 때도 피해가 상당했는데 이번에는 더 심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역도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예전처럼 영업정지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회사 내에서 사적모임에 나가지 말라는 권고가 나오면서 체육관에 나오지 않겠다고 통보한 관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