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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 속 한류

정석환 병무청장 “BTS 입영연기는 국익 기여도 고려한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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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병무청은 1949년 8월 6일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법’이 제정·시행된 이후 집중해온 병역자원의 선발·관리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병역자원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까지 병무행정을 확장하고 있다. 병무행정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취임 4개월째인 정석환 병무청장(60)을 12일 서울 대방동 병무연수원 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33만명 신체검사하면서 코로나19 감염사례 ‘0’

·AI 기반 서비스로 24시간 병무상담 가능


·의무경찰 전환복무제도 2023년 폐지

경향신문

정석환 병무청장이 12일 서울 영등포 병무청 집무실에서 본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 2019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는 병무행정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병무청은 검사장 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1회당 검사 인원도 100명씩 2회에서 50명씩 4회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33만여 명을 검사하면서 감염 사례가 한차례도 없었다. 다만, 현재 정부의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오늘부터 23일까지 서울·경기·인천·경기북부 병무(지)청에 한해 병역판정 검사 인원을 축소 운영중이다. 또 모집병 화상면접을 육군·공군에서 해군·해병대 모집병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등 보충역 복무자의 온라인 교육 및 실태조사 등 비대면·비접촉 업무수행체계도 구축했다.”

- 국민 편익 서비스 확대 프로그램은 어떤 게 있나.

“대표적인 게 현역병 입영일자 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해 입영일자를 조기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결정 시기를 입영 전년도 12월에서 7월로 앞당겨 청년층의 학업과 취업 설계가 조기에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4차산업 신기술도 병무행정에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인공지능 기반 챗봇 민원상담 서비스는 2020년에 시작해 올해에는 맞춤형서비스로 고도화했다. 그 결과 근무시간으로 한정되던 상담이 24시간 365일 가능하게 됐다. 또 블록체인을 활용해 인증서 없이 본인확인이 가능한 간편 인증 앱과 기관 방문이 필요 없는 전자병적증명서 발급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 인구 절벽으로 2022년 상비병력이 50만으로 감축되더라도 현역 충원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세 남성 인구는 2035년까지는 22∼25만 명 수준이 유지되고 그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역자원 확보를 위해 올해는 병역판정검사 기준을 조정했다. 전환복무자인 의무경찰, 의무해양경찰, 의무소방원 1만6000여 명을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하여 2021년까지만 배정할 방침이다. 2021년까지 배정된 전환복무자들이 전역하는 2023년에 이 제도를 폐지할 예정이다. 또 현역입영 대상이지만 산업기능요원·전문연구요원, 승선근무예비역으로 복무하는 인원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1300여 명 줄일 계획이다.“



·“모병제는 공론화·사회적 합의가 전제조건”

·“청춘디딤돌 병역진로설계로 일자리 창출”


- 최근 모병제와 여성 징병제가 사회적 이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또다시 복무기간 단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상비군을 유지하고 있는 164개국 중 모병제를 운용하는 국가는 93개국, 징병제 국가는 71개국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안보상황, 경제 및 병역자원 규모 등이 병역제도의 주요 고려 대상이다. 병역제도 개편은 이 모든 것들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

- 학력, 문신 등과 관련해 병역판정의 변화가 많다.

“올해 4월 기준으로 학력기준 폐지에 따른 현역처분 인원은 500여명이고, 문신 사유 현역처분 인원은 10여명이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병역처분 시 학력 기준을 폐지하고 신체검사 결과 등으로만 처분하도록 해 신체가 건강한 사람이 학력 사유 때문에 현역복무를 할 수 없었던 학력 차별 논란을 해소했다고 본다. 또, 문신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에 따라 문신 사유 보충역 기준을 폐지해 병역이행의 형평성을 한층 높였다고 평가한다.”

- 인구절벽에 따라 현역 자원이 모자라다 보니 병무청이 현역 판정을 무리하게 높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신체검사 규칙 개정의 핵심은 2015년도에 현역병 입영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조정했던 판정기준을 2014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한 것이다. 올해 신체검사 규칙 개정으로 신장·체중(BMI), 편평족(평발), 굴절이상 등에 대한 판정기준이 2014년 이전 수준으로 환원돼 현역 판정률이 높아진 것이다. 대신 정신건강의학과 판정기준은 더욱 강화해 현역 및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부적합한 인원의 입영·입소를 차단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현역 판정률은 평균 80% 초반이다.”

- 병역기피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특별사법경찰제도 성과는 어떤 게 있나.

“지난 9년간 고의 체중 증·감량, 정신질환 위장, 고의 손목 수술 등을 시도한 480여명의 병역면탈자를 적발, 검찰에 송치해 경각심을 높였다.”

- 연예인 스티브 유(유승준), 축구선수 석현준 등의 국적변경을 통한 병역기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적변경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병역을 회피한 사람은 관계 부처와 협조,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권리나 혜택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 병역이행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접목하고 있다고 들었다.

“병무청의 역할은 병역자원에 대한 관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병무행정의 연계를 통한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있다. 이를 위해 ‘청춘디딤돌 병역진로설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입영 전·복무 중·전역 후까지를 아우르는 것이다. 입영 전에 적성·전공과 군 복무를 연계하고, 군 복무 중에는 직무교육 등 취업역량을 강화해 전역 후 진로까지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생애 설계 차원의 병역이행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병무청의 전문상담관이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 입영 전에 직업선호도검사를 실시하여 개인의 적성뿐 아니라 전공과 군 특기를 연계해 군 복무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설계해줘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BTS 입영연기는 국익 기여도 고려한 것”

·“대체역 제도 도입으로 국제사회 위상 상승”


- 병역법 개정안 통과로 방탄소년단(BTS) 등의 입영 연기가 30세까지 가능해졌지만 30세까지 연기대상자를 문화훈·포장 수훈자로 결정하는 바람에 남성 아이돌 중 수상자는 BTS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한국음악콘텐츠협회는 타 산업 병역 연기 기준, 순수예술계, 체육계의 병역혜택과의 형평성 등을 들어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우수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입영 연기는 한류 확산에 따른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 등 국익 기여도와 순수예술·체육분야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결정했다. 추천대상을 훈·포장 수훈자로 정한 것은 높은 수준의 객관적 추천기준을 마련해 특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2017년 9월부터 시행한 공직자 등 사회관심 계층에 대한 병적 별도관리제도가 얼마만큼 성과를 거뒀는지.

“병적 별도관리제도는 4급 이상 공직자와 그 자녀, 고소득자와 그 자녀, 연예인·체육선수에 대하여 병역의무가 발생하는 18세부터 현역병, 보충역 등의 복무를 마칠 때까지 병역이행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현재 관리대상자는 3만5000여 명이다. 병무청은 28세 이상자 연기제한, 단기 국외여행 허가기간 축소, 해외활동 국가대표 체육선수 관리대상 포함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병역이행 불공정 사례를 차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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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환 병무청장이 12일 서울 영등포 병무청 집무실에서 본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한 대체역 제도의 1주년 성과를 설명해 달라.

“대체역도 병역법에 따른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대체역 제도 도입으로 국제사회에서 인권국가로서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졌으며, 대체복무요원을 제도의 틀 안에서 국가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사회복무요원제도 개선책은.

“먼저, 올해부터 사회복무요원의 전공·자격 등 적성을 최대한 반영하여 복무기관에 배치함으로써 복무경력을 사회진출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공을 8개 분야(복지, 보건, 의료, 교육, 문화, 환경, 안전, 행정)로 세분화했다. 또, 복무 중에도 교육 및 취업지원 사업 등을 통해 사회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휴학 중인 사람이 해당 대학의 원격강좌를 수강하면 학기당 6학점 이내에서 수강료의 50%를 지원하는 식이다.”

-향후 병무청 운영 계획은.

“이제 병역이행은 경력 단절이 아닌, 미래를 설계하는 디딤돌 과정이다. 병무청은 이 과정을 지원해주는 서비스 행정부처다.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불합리한 규정이나 관행, 행정편의주의 업무행태 등을 찾아 개선할 것이다. 그리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문화는 병역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병역이 자랑스러운 문화 조성을 병무행정으로 뒷받침하겠다.”



■정석환 청장은 누구


정석환 병무청장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지낸 공군 소장 출신이다. 정 청장은 1961년 전남 순천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를 나와 공군사관학교 31기로 임관했다. 한남대에서 국방획득관리학 석사를 취득했다. 한미연합사 정보참모부장,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제20전투비행단장, 공군 차기전투기 평가단장을 거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으로 일했다. 정 청장은 야전과 정책부서에서 주요 지휘관과 참모 직위를 역임하면서 국방정책·군사작전·전력 분야 경험과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국방정책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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