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카페 테이블 재배치 고민…시민들 "저녁약속 취소"
영업 준비하는 식당 주인 |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송은경 조다운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12일 식당·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 대부분이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귀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녁 장사를 아예 접어야 하나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중구 무교동 먹자골목에 있는 식당들은 대부분 점심시간 손님을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저녁 시간 2명까지만 입장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가게는 아직 없었지만, 몇몇 식당과 카페는 5인 이상 인원 제한 조치가 내려왔을 때 테이블을 4인씩 떨어뜨려 놓았던 것을 재배치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시청역 인근 카페 사장 A씨는 "저녁만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낮에는 가능하니까 테이블 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임시 가림막이라도 설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영등포구 여의도 카페 중에선 아침부터 3인 이상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의 의자를 모두 치워둔 곳도 있었다. 카페 직원 B씨는 "점심시간에도 되도록 3명 이상 함께 앉지는 말아 달라고 손님들께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본반찬을 그릇에 담던 백반집 종업원은 "우린 저녁보다 점심 위주라 그나마 낫지만 재택근무하는 기업들이 많아진다고 해서 점심 장사도 큰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아예 2주간 저녁 장사를 그만둘 것을 진지하게 고려 중인 가게도 적지 않았다.
광진구 구의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이승관(50)씨는 "6∼7명 단체 손님이 와야 요리도 시키고 객단가가 높아지는데 대부분 음식 한두 개 시키고 마니까 가게 운영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간 버틸 자신이 없다. 1주일 정도 저녁 장사를 해보고 매출이 안 나온다 싶으면 저녁에는 문을 닫을 생각"이라고 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저녁 통금'이 생기는 것인 만큼, 퇴근 후 곧장 귀가한 후 외출을 자제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증권사 직원 이모(33)씨는 "여의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후에는 흡연 구역도 가지 않는다"며 "내일부터는 회사도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하는데, 아예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남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박모(29)씨는 "거리두기 4단계 발표되니까 회사에서 기존에 잡힌 미팅은 다 화상이나 간단한 전화 통화로 대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여자친구와도 약속을 미뤘다"고 했다.
저녁 약속은 죄다 취소하고 주말 가족모임도 취소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은영(31)씨는 "주말을 이용해 고향에 내려가려고 했는데 수도권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부모님이 오지 말라고 했다"며 "당분간 주말엔 외출하지 않고 집에 머무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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