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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에 4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수천억원대의 추가 재정 소요가 갑작스레 발생하게 됐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한 법적 의무가 작동하기 시작한 데다 일상적인 확진자 발생 추이에 맞춰 짜놓은 방역 예산 역시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거리두기 4단계는 등 유흥·단란주점과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와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을 2인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정당국 입장에서 보면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법적인 손실보상 의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지난 6일 공포된 손실보상법은 정부의 집합금지·영업제한에 따라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지원 의무를 담고 있다. 집합금지로 보면 유흥시설만 해당하지만 결혼·장례식장, 스포츠시설, 숙박시설 등도 영업제한 영향권에 든다.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을 2인까지만 제한하는 조치는 음식점 등 전반적인 자영업자 영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직접 조치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의 영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광의의 손실보상 영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회에 최근 제출한 2차 추경안에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으로 6000억원을 배정했다. 집합금지 등 영업제한 조치로 발생한 소상공인의 사업소득 감소분으로 매월 2000억원씩 3개월치를 반영해둔 것인데 거리두기 4단계 같은 강력한 조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편성한 예산이다. 그러나 4단계를 2주만 적용하고 끝낸다 해도 최소 수천억원대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정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손실보상의 기준, 금액, 시기 등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어떤 기준으로 어느 정도 보상하는지에 따라 손실보상 소요 재원이 달라지는 구조다. 3조2500억원 상당으로 설정된 소상공인 피해지원금(희망회복자금)을 더 두텁게 바꿔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4차 대유행이 방역되지 않은 방역 예산도 기존 제출된 예산 규모(2조2000억원)를 대폭 확대할 수밖에 없다.
최소 수천억원대 추가 지출 소요가 발생한 만큼 기존 지출 프로그램을 구조조정하거나 추가 재원을 찾거나 둘 중 하나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출 예산 중에선 10조4000억원 상당의 국민지원금, 1조1000억원 상당의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등 소비 진작성 예산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방교부세 등 법에 따라 지역으로 내려가는 예산 12조6000억원을 제외한 약 20억원의 세출 예산 중 국민지원금과 카드 캐시백 등 소비 진작성 예산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이들 예산을 그대로 두고 손실보상과 방역 예산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진작성 예산이 방역과 배치되는 문제도 있다.
정부는 다만 2조원 상당의 국채상환 방침을 철회하는 것은 선택지에서 빼놓고 있다. 추가적인 국채 발행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추가 예산 소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면 대규모 세출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가운데 기금 여유자금이나 예비비를 동원하는 미시 조정 방식으로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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