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제연맹 최우수선수 등 국제무대 두각…한국 사상 첫 메달 유력 후보
"'깡'으로 덤비던 5년 전과 달라…올림픽 메달 준비 다 됐어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 경기 때 전웅태의 모습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5년 전엔 어린 나이에 악착같이 '깡'으로 덤비기만 했다면, 이젠 철저한 계획과 섬세함을 갖추고 알 건 알게 됐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근대5종 국가대표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의 5년은 파란만장했다.
2016년 3월 리우에서 올림픽 리허설 격으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 한국 근대5종의 숙원인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길 후보로 급부상했다.
패기로 부딪쳤지만, 실전은 달랐다. 리우 올림픽에서 그는 첫 종목인 펜싱부터 어긋나며 메달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육상과 사격이 결합한 마지막 종목 레이저 런에선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도 최종 순위에선 19위에 그쳤을 정도로 다른 종목이 미치지 못했다.
의욕만 앞섰던 첫 올림픽의 쓴 경험은 전웅태를 키웠다. 수영 선수 출신이면서 레이저 런에 특히 강점을 보여 온 그는 펜싱과 승마를 갈고 닦으면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2018년 국제근대5종연맹 최우수선수상 받은 전웅태 |
2018년 국제근대5종연맹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우승, 4차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월드컵 파이널에선 2위에 올랐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 정상에 올라 한국의 간판으로 입지를 다졌다.
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마치며 그해 UIPM 시상식에선 연간 최우수선수상까지 받아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절치부심 준비한 도쿄 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더 미뤄지고 국제대회도 열리지 못했지만, 단단해진 전웅태는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묵묵히 때를 기다린 그는 국제대회 재개 이후 올해 4월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메달 후보다운 기량을 입증한 가운데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년을 알차게 채운 전웅태의 자신감은 리우 때보다 더 강해졌다.
그는 "이제 준비가 됐다. 메달을 딸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 메달은 하늘에서 내려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그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할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4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때 전웅태의 모습 |
5가지 종목을 모두 치러 성적을 가리는 경기의 특성상 근대5종은 그만큼 변수도 많다. 전웅태는 "어느 한 명의 선수가 우승 후보라고 꼽을 수 없는 종목이다. 그날 운 좋은 선수가 이긴다"고 표현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아담 마로시(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 경험이 있는 발렌틴 벨로드(프랑스), 영국의 조지프 충, 제임스 쿡 등 유럽 강호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이자 절친한 선배인 정진화(LH)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종목의 훈련을 고루 소화하지만, 펜싱은 특히 집중하고 있다.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기선을 제압해야만 메달로 가는 길이 열린다. 5년 전 뼈저리게 실감한 부분이다.
전웅태는 "펜싱에서 25승 정도를 해야 메달권으로 갈 수 있다. 리우 올림픽 이후 경험을 쌓으며 그 25승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을 알게 된 것 같다"며 "거리 부분에 특히 신경 쓰고, 칼의 정확도를 높이는 쪽으로 막바지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될 놈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제가 될 놈이라고 생각한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나태해지지도 않고 모든 것을 경기 날짜에 맞춰 가장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계속해 보겠다"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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