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1.7.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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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 선언을 내놓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장 먼저 선보이고 있는 건 '식사 정치'다. 윤 전 총장은 원희룡 제주지사와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식사 정치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외부 인물이 여의도에 입성할 때 자주 사용해 온 클리셰(진부한 표현이나 고정관념)적 정치 문법이다.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이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이목이 쏠린다. 제1야당 입당 여부조차 밝히지 않은 상태인 윤 전 총장이 누구에게 연락하는지를 보면 그 자체로 향후 행보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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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안철수 연대설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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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의도에선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전 안 대표와 먼저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보다도 먼저 안 대표를 만났을 뿐만 아니라 안 대표와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윤 전 총장과 만찬을 한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9일 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안 대표의 2012년 대선에 대해 안타까워한다고 전했다. 김 전 장관은 "안철수 대표의 그간의 시행착오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며 "그는 맑고 선한 생각을 가진 정치인이다. 윤 전 총장도 대체로 공감하면서 안철수가 2012년 대선에서 양보하지 말고 낙선을 각오하고 완주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과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1.7.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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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입장에서 안 대표 카드는 여러모로 유용할 수 있다. 한 야당 의원실 소속 비서관은 "합당을 앞둔 안 대표는 어차피 국민의힘에 들어올 사람이 아니냐"면서 "윤 전 총장은 '중도 표심'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안 대표와 함께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국민의힘과의 합당으로 내부로 들어가는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 또한 이같은 방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을 품에 안는다면 합당 지분 협상 때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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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 인사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미래 보수' 이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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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 위원장은 장외 대권주자를 영입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 '입당 담판'이 예고된다. 2021.7.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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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내부 사람들을 만나는 방식에도 나름의 '기준'을 정했다는 분석이다. 자신이 더 돋보일 수 있는 인물들 중 과거 보수를 상징하는 인물이 아닌 미래 보수를 상징하는 인물을 골라 만난다는 평이다.
반면 이 대표나 원 지사는 보수의 새 얼굴로 떠오르는 인물들이다. 또 강경 보수 노선이 아닌 미래 지향적 중도 보수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외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이전에 만난 정진석, 권성동,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추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자신에게 힘을 실어줄만한 인물이기에 만났을 것이란 해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조만간 윤 전 총장과 만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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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정치 한동안 이어질듯…다음 상대로 유인태·김종인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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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9일 서울 시내의 한 한식당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1.6.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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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의 식사 정치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정치적 지평을 넓혀갈 수 있는 방법으로, '정치 초보'인 윤 전 총장에게 가장 편안 행보라는 분석이다.
당초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그를 향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던 김 전 위원장을 최우선적으로 만날 것이란 얘기가 돌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에서 10년 넘게 보좌관 생활을 한 야당 소속 의원실의 보좌관은 "아마 윤 전 총장이 처음에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는 것에 부담도 느끼고 '천천히 만나도 될 것 같다'라는 여유를 부린 것 같다"면서 "이제는 정치판에서 김 전 위원장 역할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5.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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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최근 유 전 사무총장에게도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윤 전 총장의 식사 정치가 긴 시간 지속될 경우 자신만의 정치 콘텐츠 부족을 방증하는 행보로 읽힐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지율 1위 후보가 언제까지 정치권 인사들만 만나는 정치를 보일 순 없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자신의 정책, 정치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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