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진작책 대부분인 추경, 서울 셧다운으로 차질 우려
8월 시행 예정…코로나19 확진자, 연일 최대 경신 중
“현금지급과 방역, 반비례 효과…통과시점 조절해야”
2차 추가경정예산 통과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며 정부 정책의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9일 서울광장에 5개월만에 다시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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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2차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국회의 본격 심의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서울 수도권이 사실상 셧다운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책의 차질이 우려된다. 내수활성화를 목표로 나온 추경 필요성 자체가 퇴색되고 있는 셈이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은 대부분 소비진작에 중심이 쏠려있다. 33조원 중 12조원 가량이 소비와 관련됐다. 1조 1000억원 규모인 신용카드 캐시백 사업이 대표적이다. 신용카드 추가 사용액 10%를 돌려준다. 백화점 등에서 사용하는 것은 추가 소비로 인정되지 않는다. 소상공인에게 추경 온기가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10조7000억원으로 추경 내 최대 사업인 국민 재난지원금도 마찬가지다. 1인당 25만원을 나눠주는 현금 지급 정책으로 소비활성화 목표를 담았다.
문제는 이같은 소비진작책이 준비되는 와중에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 12일 1200명대를 넘은 후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셧다운’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시행했다.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 모일 수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거리두기 완화를 전제로 짠 추경이 시작하기도 전에 강도 높은 방역조치가 시행되는 것이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당장 8월부터 적용될 예정이고, 재난지원금도 속도전을 강조하며 8월 내 지급을 목표로 했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정당국은 소비진작 정책을 내세우는 상황이 펼쳐진다.
전문가들은 추경 사업 시기를 조절하거나,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사상 최대 규모 추경 편성이 코로나 방역상황에 대한 잘못된 전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투자 활성화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번 추경 속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희망회복자금으로 전체 규모가 3조2500억원에 불과하다. 소비진작책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를 받았거나 경영위기업종에 속하는 소상공인 113만명에게 최대 900만원을 지원한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어 추경의 관련 지원금 재원을 확대 편성해야 할 가능성도 많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 사업을 한창 짤 때도 코로나가 잡히지 않았는데, 오판하고 내수진작책을 짰다”며 “방역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인데, 정부의 무능력과 현금을 주머니에 넣어줘야 겠다는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한 정책이기 때문에 국회 통과를 미루면 된다”며 “통과를 꼭 시켜야겠다면 투자 활성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현금 지급과 방역은 전형적인 반비례 관계로, 돈을 풀면 확진자는 늘어난다”며 “현금을 풀지 않고 경제를 살릴 방향은 투자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 기회로 미뤄놨던 기계교체, 인테리어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집중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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