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곧 같이할 사람 구할 것"…정치 행보 빨라질 듯
국힘 '尹 회의론' 확산 속 "빨리 입당하라" 崔에 러브콜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부친상을 당하자 야권은 바로 애도를 표하며 예를 갖추고 나섰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김도읍 정책위의장,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등과 오후에 합동 조문했다. 이와 별도로 김기현 원내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을 지내셨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이므로 추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야권통합'의 메신저 격인 권영세 당 대외협력위원장도 오전에 빈소에 들렀다.
이 같은 분위기와는 별개로 야권에서는 부친상을 계기로 최 전 원장의 정치적 행보가 빨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이 그간 정치적 결단을 공표하지 못했던 데는 부친인 최영섭 퇴역 대령의 병세가 위중했던 탓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사퇴 후 가족과 함께 지방에 머무르며 정치적 구상을 가다듬다가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경했다.
전날 정치 참여를 선언한 최 전 원장은 부친과 상의해 이를 결정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으로서는 장례를 마치면 신변을 정리하고 부친의 유훈을 실천할 준비가 되는 셈이다.
최 전 원장의 지인도 부친상 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버님이 위중하신 상황을 좀 보고 나서 (정치 활동을 같이할) 사람을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전쟁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리는 부친의 유지를 이어받는다면 강한 안보의식과 애국의 가치가 훌륭한 정치적 유산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마침 최 전 원장의 정치참여 선언과 맞물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전 원장이 무도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는 길에 동참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준비한 고속 리무진 버스에 빨리 오르셔서 저희 경선 시계대로 함께 출발하는 게 가장 안전한 대선 참여 방법"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의 몸값이 높아지는 이유는 장외의 대장주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 평가가 갈수록 부정적으로 바뀌는 흐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대권 도전 선언을 전후해 보여준 윤 전 총장의 각종 행보를 보면 그가 야권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메시지 혼선과 보수 편향 논란과 맞물려 장모와 부인 관련해 새로운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는 등 우려했던 리스크가 터지고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의 한 현역 의원은 통화에서 "정책 행보 등의 목적이 불분명하고 메시지도 감동이 없어 보인다"며 "초반이긴 하나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강직하고 따뜻한 성품과 병역 명문가 등 이미지가 깨끗한 최 전 원장이 조기에 입당하면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윤 전 총장을 위협할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빈소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보낸 다수의 조화와 근조기가 줄을 이어 도착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당 밖에서 시간을 끄는 윤 전 총장처럼 해서는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며 "조기에 입당해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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