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7일(현지시간)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5층 뷔뉘엘 홀에서 열린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서 사회자 카롤린 비에와 대화하고 있다. 2021.07.0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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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의 흑백버전을 선보인 이유를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7일(현지시간) 제74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최된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 뷔뉘엘 홀에서 열린 본인의 랑데부 아베크(Rendez-vous Avec)에서 사회자 카롤린 비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흑백버전을 만든 이유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나 자신이 즐겁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가 존경하는, 사랑하는 거장을 보면 흑백시대부터 컬러시대까지 걸쳐있는 거장들이 많다"며 "스탠리 큐브릭이나 알프레드 히치콕이나 프랑수아 트뤼포까지 보면 흑백를 하던 시기, 컬러를 하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반면 우리 세대 감독들은 당장 컬러로 내니까 흑백을 낼 기회가 별로 없다, 흑백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었는데 디지털의 힘을 빌려서 해보려고 한 거다, 거대한 목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봉준호 감독은 현지 관객들에게 '비밀'을 귀띔했다. 그는 "이건 비밀인데"라고 운을 뗀 후 "어렸을 때 색약 판정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통역이 '색약' 증세에 대해 설명하자 봉준호 감독은 "여러분은 지금 다 녹색 의자에 앉아계시죠"라고 말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어떤 해는 정상이라 나오고 어떤 해는 색약이라 나오고 마음이 불안해지더라"며 "영화 학교 시험 볼때도 색약 판정으로 학교를 탈락할까봐 색약 검사표를 미리 외워서 간 적도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재검사를 받은 후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안과 가서 다시 가서 검사를 받아보니까 정상이더라"며 "하지만 어릴 때 그런 색약 판정을 받은 적이 몇번 있으니까 마음이 불안하더라, 그래서 흑백영화를 보면 그래서 마음이 편하더라"면서 "'만약에 색약이라면 평생 흑백영화만 찍으면 되지 뭐' 하고 나 자신을 위로했던 일 때문에 '기생충'을 흑백으로 만들어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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