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토보유세 반드시 필요”
이낙연, 개발이익 환수 강화 꺼내
추미애, 다주택자 보유세 더 강화
정세균·박용진은 공급 확대 초점
일각 “실현 가능성 없는 정책 다수”
“과도한 시장개입 실패 정책 되풀이”
방송사 합동토론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MBC방송센터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주먹을 들어올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장관,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양승조 충남지사, 김두관 의원. 연합뉴스 |
7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내에서도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권주자 8명은 집값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특히 일부 주자들은 문재인정부 정책에 버금가는 강한 규제 정책을 내놓기도 해 꼬일 대로 꼬인 부동산 시장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세와 다주택자 규제 강화 등 각론을 놓고는 주자 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당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무주택자 주거 지원을 위한 증세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반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는 상대적으로 ‘공급 폭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6일 서울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합동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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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권주자 ‘1강’ 이 지사는 ‘기본주택’ 등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비필수 부동산에 대한 ‘징벌적’ 세금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전날 여의도에서 비필수 부동산의 세 부담을 대폭 늘려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내용의 ‘부동산시장법(가칭)’ 제정 관련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비필수 부동산에 대한 세금 인상은 징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그것이 바로 국토보유세”라고 주장했다.
또 부동산 거래를 감시하기 위한 부동산감독기구 설치와 불공정 거래 행위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부동산시장법(가칭) 법제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6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땅 부자 증세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토지공개념 3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 택지소유상한법 제정안은 법인의 택지 소유를 회사·공장 설립 등 목적 외에는 제한하고 개인의 택지 소유는 상한선을 두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광역시의 경우 개인이 400평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했다. 개발이익 환수를 늘리는 개발이익 환수법과 유휴토지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는 종부세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조세 저항 우려에 대해 “땅 부자 증세는 불가피하다”며 “토지를 중심으로 한 자산소득 격차가 이제 묵과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공급 확대와 함께 택지 조성원가 연동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당 내 대표적인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론자’이기도 하다. 추 전 장관은 전날 MBC 토론회에서 “주택가격을 내리기 위해서는 주택 분양가가 내려가야 한다. 노무현정부에서 택지 조성원가 연동제가 있었는데 박근혜정부에서 이것을 바꿔 감정가로 해버렸다”며 “주택공급 가격이 높아졌고, 주변 토지 시세도 확 높였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토지 조성 원가 연동제를 바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정 전 총리와 박 의원은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급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전 총리는 대통령 임기 5년간 공공·민간 부문을 합쳐 28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청년·신혼부부·노약자 중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공공임대 주택 100만호, 공공분양주택 30만호 공급 방안을 내놨다. 공공분양 중 15만호는 ‘반값’, 나머지는 10~20년 분할해서 내는 지분적립형 ‘반의 반값’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의원은 김포공항 부지에 스마트시티를 건설, 20만호 공급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 김포공항의 기능을 인천공항과 통합하고, 여의도 10배가 되는 부지에 스마트시티를 구축하자는 제안이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소득세 감세도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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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증세와 시장 규제에 무게를 실은 주요 주자들의 공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전 대표의 택지소유상한법 제정안은 개인의 소유토지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시장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이 지사의 공약인 주택관리매입공사 신설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명지대 신율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공약이라는 건 어쨌든 자신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 등 이미 현 정부가 4년 동안 실패한 정책을 똑같이 한다는 게 공약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진, 김병관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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