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포르쉐 의혹으로 박 특검이 세간의 입길에 오른 것은 최근이다. 정·관계 인사 등에게 로비한 의혹을 받는 김씨에게서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제공받고 명절에 대게와 과메기를 선물로 받은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박 특검은 그러나 지난 5일 입장문에선 선물은 고가가 아니었고 포르쉐 차량은 시승을 권유받아 렌트한 것이며 렌트비 250만 원도 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렌트한 지 석 달이 지나서야 현금으로 렌트비를 지급했다거나 그 결제 시기가 김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던 시점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의문을 키우고 있다. 렌트한 것이 맞는지, 상응한 렌트비를 지불했는지, 선물은 문제없는지 등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물론 청탁금지법 등 현행법 위반 여부를 떠나, 무딘 공직 청렴의식 탓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부적절한 교류와 금품 수수를 한 것에 대해서는 엄정한 성찰이 요구된다. 이참에 다른 공직자들도 이를 거울삼아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나쁠 것이 없겠다.
연달아 터져 나오는 김씨의 로비 또는 교류 대상과 내용을 보면 일개 수산업자라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여러 정치인, 검사, 경찰, 언론인 등 사람들을 두루 만나 인맥을 넓히고 그들과 어울리며 식사하거나 금품을 건넸다. 그가 재판을 받는 116억 원대 오징어 사기 사건의 피해자 중에는 김무성 전 의원의 형(86억4천여만원)과 전직 언론인 송모(17억 4천여만원)씨가 포함돼 있다. 돈만 되면 뭐든 엮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정치 브로커나 모리배의 전형적 특질이 포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이날 그에 대한 공판을 열었으나 증인이 출석하지 않는 바람에 예정했던 증인 신문 없이 10여 분 만에 끝냈다고 한다. 게다가 김씨는 초반에 협조적이었던 것과 달리 구치소에 틀어박힌 채 경찰의 접견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갈수록 일이 커져만 가니 불안감이 심화해서일지, 무슨 꿍꿍이인가 싶다. 이미 수사선상에 오르거나 최근 들어 로비 의혹이 제기된 이들만 수십 명이다. 수사 당국과 법원은 보강 수사와 김씨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리고 책임을 물어 공직 부패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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