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조희연'·'윤석열' 더딘 수사…'정치 중립성 논란'까지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주목도가 높은 수사에 착수한 뒤 이렇다할 진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빠른 수사가 곧 좋은 수사는 아니지만 공수처는 수사가 지체되면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시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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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윤석열'…주목도 높은 사건 착수했으나 진척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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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5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입건을 시작으로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수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와 옵티머스 수사 방해 의혹 수사를 시작하면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이밖에 '스폰서 뇌물 검사 사건'이나 '엘시티 봐주기 의혹' 등 검찰 견제 취지의 사건들을 입건했다. 검사 범죄 수사 역시 공수처의 본질적 기능이지만 조 교육감과 윤 전 총장 수사는 각각 '진보 진영 교육감' '차기 대선 후보'라는 정치적 인물에 대한 수사다.

지지부진하거나 늦어질 경우 공수처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데도, 수사 진척은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공수처 1호 사건인 조 교육감의 '해직교사 불법 특별채용 의혹' 사건의 경우 이날까지 피의자 소환 조사를 하지 않았다. 5월 18일 서울시교육청을 압수수색하고 약 7주가 지나고 있지만 조 교육감을 부르지 못한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야 계속 진행중이지만 공수처가 감사원 조사를 받은 시교육청 관계자까지 조사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교육감 혐의를 확실히 입증할만한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교육감 측도 "해직교사 특채는 교육감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며 "혐의 입증이 어려울 것 같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덧씌운 것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공수처가 이 사건 기소를 못하는 만큼 검찰의 불기소 처분까지 감안해 꼼꼼히 수사를 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윤 전 총장 사건도 지난달 4일 입건됐지만 피의자 소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윤 전 총장은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선언이 끝난 뒤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았나'라는 기자 질문에 "부르면 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 이 사건 고발인 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는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찰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전례가 없는 요청"이라며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5일 오전 "전례가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해 자료가 넘어갈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제출까지 추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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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갈등도 여전한데…정치적 논란도 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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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대학교 공과대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온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면담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1.7.5/뉴스1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사건'에 연루된 문홍성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전 수원지검장) 등 검사 사건을 입건했다. 이 사건은 앞서 공수처가 수원지검으로부터 한 번 이첩받았다가 다시 이첩한 사건이다. 검찰은 재재이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는 바람에 '중복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밖에 공수처는 검찰과 기소 유보부 이첩, 사건 이첩·통보 시기나 공수처가 모든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불기소권을 갖는지에 관해 합의를 못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법률가는 "재재이첩이나 기소 유보부 이첩 등은 현행법상 공수처 손을 들어주기 힘든 것"이라며 "공수처가 포기를 하거나 협의체 구성, 공수처법 개정 등을 통해 빠른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 설립 시점에 예상한 것보다 고소·고발 등 사건이 많이 몰린다"며 "공수처장도 인원 증원을 요청한 만큼, 국회가 공수처법 개정 등을 검토해 인원 증원을 해줘야 사건 적체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윤 전 총장 사건은 검찰에서 감찰 등을 통해 샅샅이 본 사건이라서 혐의 입증이 애초에 안 될 사건일 수도 있다"며 "'검증'의 의미로 한 번 더 들여다 보는 것은 좋지만, 빨리 털어버리지 않으면 중립성 논란이 크게 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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