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 참여 계기, 문정부의 졸속적인 탈원전 정책과 무관치 않아"

[경향신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5일 오후 서울대 공대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온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면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5일 탈원전 비판 인사를 만나 “졸속적인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며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월성 원전 사건, 정부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6일 민생 행보의 첫 일정도 카이스트(KAIST) 원자핵공학과 학생들과의 오찬으로 잡았다.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인 ‘탈원전’을 자신의 검찰총장 사퇴 배경과 연결지으며 중도 외연 확장보다 ‘반문(재인) 연대’의 대표 주자로서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를 방문해 대표적인 탈원전 비판 인사인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1시간 가량 면담을 하고 이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탈원전 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추진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 자체가 월성 원전 사건(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월성 원전 사건 고발이 들어와서 대전지검의 전면적인 압수수색을 지휘하자마자 바로 감찰과 징계 청구가 들어왔다”면서 “사건 처리를 두고 음으로 양으로 굉장한 압력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수사권 박탈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이뤄졌다고 느꼈다”면서 “더 이상은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실정으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 야권을 규합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를 고민 중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함께 거론하며 “그분이 그만두게 된 것도 월성 사건과 관련이 있고, 탈원전이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많은 법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회견에서도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를 일일이 나열하기 어렵다”며 그중 하나로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한 탈원전”을 거론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6일 대전을 방문해 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카이스트 원자핵공학과 학생들과 오찬을 한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로 이름 붙인 민생 행보의 첫 일정이다. 카이스트 오찬은 이날 주 교수 면담에 이어 탈원전 비판과 같은 맥락에 있다. 당초 첫 행선지로 광주와 대전을 두고 고민하다 대전행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도로의 외연 확장보다 ‘반문 대표주자로 굳히기’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광주 방문은 오는 17일 제헌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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