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 [사진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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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림(32)이 4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우승했다. 3라운드 5언더파 67타, 합계 13언더파로 이가영(22)과 벌인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어깨 부상으로 고생한 김해림의 3년 2개월 만에 우승이자 통산 7승째다.
김해림은 1라운드에서 캐디 없이 혼자 손카트를 끌고 나와 7언더파 65타를 치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 카트는 무선으로 조정이 가능한 전동 기계였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KLPGA 투어에서 캐디 없이 나온 선수는 김해림이 처음이었다고 알려졌다. 김해림은 “캐디의 역할이 얼마나 되는지, 경기력에 대한 영향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었다. 오래 고민하고 한 달 준비해 실행했다. 캐디피를 부담스러워하는 후배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KLPGA는 전문 캐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상금이 크게 오르고 대회가 많아져 전문적으로 일하는 캐디들이 꽤 된다. 상위권 선수들은 뛰어난 전문 캐디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하위권 선수들은 부담스럽다. 전문 캐디는 일주일에 120~150만원을 받는다. 스타 선수들의 캐디는 보너스 포함 억대 연봉을 번다. 하우스 캐디도 하루에 25만원은 줘야 한다.
이가영. [사진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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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림은 2, 3라운드에서는 캐디를 쓰긴 했지만 자신의 신념을 바꾼 건 아니다. 마침 비가 와서 클럽을 닦는 등 일이 늘었기 때문에 하우스 캐디를 썼다. 김해림은 “볼과 클럽을 닦는 것과 이동을 제외하곤 도움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김해림은 2라운드에서도 선두를 지켰다. 마지막 날에는 이가영의 추격이 매서웠다. 이날 무려 8타를 줄였다. 특히 17,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역전을 시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김해림은 혼자 분투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거리 계산 등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시간도 더 걸렸다. 김해림과 ‘이가영+캐디’와의 싸움이었다. 밀릴 생각은 없었다. 김해림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전에 갔고, 연장 첫 홀에서 또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이가영의 연장전 버디 퍼트는 홀을 스치고 지나갔다.
한편 지난해 유러피언 투어 오스트리아 오픈에서 마크 워런(스코틀랜드)이 캐디 없이 직접 백을 메고 경기해 우승했다. 전담 캐디가 대회 직전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워런은 “캐디 없이 치른 경기 결과가 좋았지만, 캐디 역할이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에 빨리 캐디를 찾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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