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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수산업자 "박지원에게도 선물"… 朴 "전 국회의원 소개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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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언론인에 금품 살포한 '수산업자' 이번 주 재판

세계일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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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진술한 자칭 수산업자 김모(43)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 이번 주 열린다. 김씨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도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사건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열리는 재판인 만큼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또 다른 진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는 오는 7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김씨는 ‘선동 오징어’(선상에서 급랭한 오징어) 사업을 한다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는 방식으로 2018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7명으로부터 11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중엔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도 있는데, 그는 86억5000만원을 사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범행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정한 직업이 없던 그는 공탁 비용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변호사 사무장을 사칭해 개인회생·파산절차를 진행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2008∼2009년 36명으로부터 1억6000만원을 가로챘다. 가입 신청서나 계약서를 위조해 남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정수기 임대 서비스를 받는 등 생계형 사기수법도 썼다.

당시 공소사실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잡범’ 수준이었지만,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2016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경북 소재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현재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다리를 놓아준 전직 언론인 A씨를 만난다. A씨는 보수성향 매체 기자 출신으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경북지역에서 출마한 인물이다. A씨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다 2017년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씨는 출소 이후 A씨의 소개를 받아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줄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부부장검사로 강등된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 최근 경질된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김씨는 최근 경찰 조사과정에서 박지원 국정원장과 식사를 한 적 있고, 자신의 수행비서를 통해 박 원장 자택에 수산물 선물을 보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원장 측은 “전직 동료 국회의원의 소개로 김씨를 만나 여러 명과 함께 식사를 했다. 당시 인터넷 언론사와 체육계 등에서 일한다고 소개받았는데 잊고 있다 최근 기사를 보고 (김씨에 대해) 다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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