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洪·黃 행사에 野의원들 ‘이합집산’
“구도 재편 기류…‘계파’ 운운은 일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 출입기자 등과 인사를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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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 잠룡들이 하나 둘 고개를 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등 정형화된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개인적 호감도와 호기심에 따라 이합집산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야권 관계자는 “당내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은 탐색 시간으로, 계파 내지 ‘줄을 섰다’고 표현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4일 야권에 따르면 최근 대권 출마를 공식화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직접적으로 관심을 표한 국민의힘 의원은 24명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의 대권 선언식에 참여한 의원 수다. 당 소속 의원(103명)의 4명 중 1명 꼴이다.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 의원들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에게 호감이 있는 의원 수는 3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에서는 윤 전 총장의 충청 ‘고향 친구’를 자처하는 정진석(5선) 의원,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竹馬故友)로 알려진 권성동(4선) 의원 등이 핵심으로 꼽힌다. 정치 참여 뜻을 밝힌 다음 날 윤 전 총장이 국회 소통관을 찾은 일정에서 입장~퇴장을 동행하며 안내를 한 유상범(초선) 의원도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인뎁스 조사 결과 국민보고 및 미래비전 추진 계획 발표'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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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홍준표 의원이 강연자로 나선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는 양금희·최승재 의원 등 초선 8명이 참석했다. 전날 홍 의원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대국민 보고회에는 김기현(4선) 원내대표와 조경태(5선)·조해진(3선)·추경호(재선)·서범수(초선) 의원 등 현역 18명이 함께 했다. 당시 행사는 윤 전 총장의 대권 출마 선언식과 비슷한 시간대에 개최돼 더욱 주목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얼굴을 비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영상으로 인사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황 전 대표의 '초일류 정상국가' 출판기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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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대선 출정식 성격으로 최근 열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출판 기념 행사에는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권영세(4선)·김도읍(3선)·정점식(재선) 의원 등이었다. 참석 의원 중 상당수는 황 전 대표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맡은 의원 혹은 21대 총선에 앞서 비례대표 순번을 받은 인사였다.
그런가 하면, 아직 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국민의힘 일부 의원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지지 모임에는 이채익(3선)·정운천(재선)·박수영(초선) 등 현역 3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친유(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3선)·강대식·김웅·신원식(이상 초선) 의원 등은 아직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이들을 포함해 20명 안팎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도 이르면 이달 중 출판 기념회를 열 예정인 만큼, 곧 세대결 레이스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선 의원은 “전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윤희숙 의원 등 경선 주자가 늘어나면 당내 이합집산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당에 생기가 더해지는 분위기로 나쁠 것 없어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역들이 탐색전에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상당수가 아직 함께 할 대권 주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력한 구심점이 없는 만큼 이런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계파’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실제로 한 의원은 특정 인사의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호기심이 있어 함께 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윤 전 총장 행사에 간 24명 중 15명은 황 전 대표의 출판 기념회에도 참석했다”며 “이렇게 지금은 한 인사의 행사에 참석하고, 바로 뒤이어 다른 인사의 행사에도 참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음 달 ‘경선 버스’가 출발할 때쯤 각 주자의 지지층에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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