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늘리기, 대선 주자 총출동 쌍끌이 선거전략
당원 3만5000명 늘어
황교안부터 윤희숙까지 대선 출마선언 잇달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내년 대선 승리 공식이 차곡차곡 드러나고 있다. 당내 유력 인사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흥미진진한 대선 경선 준비가 이뤄지고 있고, 당원 늘리기 역시 속도를 내며 국민의힘의 기반을 탄탄히 만들고 있다. ‘광’과 ‘피’ 모두 쌓여감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어떤 승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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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광’과 ‘피’ 전략이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만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전략을 화투게임 고스톱에 빗대 설명한 적이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당원을 많이 모으고 당세를 늘리는 건 ‘피’로 (점수를 내러) 가는 것"이라며 "대선 주자를 많이 모으는 건 ‘광’으로 가는 건데 5광이 아니라 10광까지 가게 생겼다"고 언급했다.
실제 이 대표는 ‘피’로 나는 것과 ‘광’으로 나는 전략 양쪽 모두를 추구하고 있다.
◆‘피’로 난다. 당의 체질까지 바꿀 기세인 당원 배가 늘리기= 우선 이 대표 체제 이후 국민의힘은 빠른 속도로 당원이 늘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5월3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3만5000명의 당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중 서울시당 위원장은 2일 서울시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전만 해도 신규 입당자 수가 일주일에 600명 수준이었는데 선거 기간이 지나고 3000명씩 늘었다"며 "증가율이 5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등에서 당원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영남권 당원 비중이 높았던 기존의 당원 구성 역시 달라지고 있다.
기존 국민의힘 당원이 33만명 가량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영남과 60대 이상으로 편중됐던 당원 구성이 달라질 수 있게 됐다. 전국 정당화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당원이 늘어나는 것은 당비 등이 늘면서 당의 재정 여건이 강화되고 지지층이 두꺼워지는 효과를 낳는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도 좁힐 수 있다. 특정 연령대와 특정 지역에 당원이 집중되면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이 크다. 하지만 수도권 등에서 당원이 빠르게 늘면서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이는 대선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을 우려하는 후보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당원이 늘면서 샘플링 문제 등도 개선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 비율이 상당히 향상됐다"면서 "(젊은 당원들의) 높은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보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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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광’으로 나는 데도 기여할 수 있게 만든다. 당심이 민심에 가까워질수록 당내 경선 참여에 주저하는 외부 주자들의 입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경선룰과 관련해서도 여론조사 비율을 늘리는 데 큰 관심을 보이는 대신, 당원 증가에 관심을 보였다.
◆광으로 난다. 우파에서 중도까지 후보들 모두 모여라=‘광’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2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윤희숙 의원이 대선 경선 도전을 선언했다. 경제학자 출신의 초선 의원으로 정치 입문 1년이 갓 지난 윤 의원의 대선 도전은 대선 경선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당의 경제전문가 윤 의원의 도전은 비빔밥에 꼭 필요한 고명이라고 본다"고 언급하며 환영을 했다.
이 대표는 당내 대선 주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가령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보수성향이 강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대선 경선 활동을 지원하는 행보 등을 보였다. 이 같은 노력은 그가 밝혀왔던 비빔밥 이론을 토대로 당내 안팎의 제세력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복안 등이 깔려있다.
윤 의원과 황 전 대표 외에도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ㆍ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내년 대선을 준비중이다. 당 밖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있다. 또한 합당 논의가 진행중인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 역시 대권주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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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 대표는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광’으로 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손학규·안철수·유승민 등 쟁쟁한 대선주자들이 있는 만큼 의석수가 20석에 불과해도 판세를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경선 관리만 잘한다면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그 결과는 선거 판도를 뒤흔드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결국 셋이 제대로 협력을 못 했고, 못 났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은 다르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금 보면 5광이 아니라 10광까지 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들의 협력할 수 있도록 잘 엮어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제1 야당의 대표인데다 과거 실패의 경험까지 쌓였기 때문에 ‘광’으로도 날 수 있도록 판을 짜 보겠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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