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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밥도 못 먹고 변기 물로 씻어" 미얀마 5세 소녀가 군부에 끌려갔다 얻은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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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수텟위네(5)가 반군부 시위에 참여한 모습. 사진=미얀마 나우 보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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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아버지 대신 군인들에게 끌려가 감옥에 구금됐던 5세 소녀가 석방됐다.

1일(현지시간) 미얀마 나우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어머니, 언니와 함께 군인들에게 체포된 수텟위네는 2주가 넘도록 교도소에서 지내다 지난달 30일 풀려났다.

5살배기 어린아이가 감옥에 끌려갔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의 행방이 묘연했기 때문.

교사였던 수텟위네의 아버지는 군부 쿠테타 이후 파업을 단행하고 마을 시위의 지도자로 활동했는데, 그를 잡기 위해 수배령을 내렸던 군부는 소재 파악이 힘들어지자 집에 있던 아내와 딸들을 인질로 잡았다.

감옥 안에서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야만 했던 수텟위네는 석방된 뒤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은신해있던 아버지와 재회했지만, 정신적인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아이의 아버지는 “딸은 매우 활발했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에 무심한 모습”이라며 “감옥 안에서는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변기 물로 씻어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존경해 아버지와 함께 참여한 반군부 시위 선봉에서 그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기도 했던 수텟위네는 수치 여사가 지금도 가택연금 중이라는 사실을 듣고 우울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텟위네와 함께 연행됐던 어머니와 언니는 아직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소식이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매체는 현재 미얀마에서는 시위 주도자를 찾아내지 못할 경우 그의 가족을 대신 구금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로 굳어졌다고 설명하며 지난 24일 기준 76명의 미성년자가 군부에 붙잡혀 있다고 밝혔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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